[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는 세계 2위 자동차용 열에너지 관리 기업인 한온시스템을 인수한다. 한온시스템 인수는 10년 간 조현범 회장이 공들인 계획으로 '전기차 하이테크 기업' 비전에 따른 것이다. 조 회장의 결단이 향후 한국타이어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한국앤컴퍼니 [사진=한국타이어 제공]

8일 한국타이어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3일 이사회를 열고 사모펀드(PE) 운용사 한앤컴퍼니의 한온시스템 보유 지분 25%와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신주 12.2%를 총 1조733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같은 날 한앤컴퍼니와 '한온시스템 투자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한국타이어는 한앤컴퍼니가 2014년 한온시스템을 인수할 당시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해 지분 19.49%를 들고 있었다. 해외 당국의 기업결합 신고만 마무리되면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의 지분 50.53%를 보유한 최대 주주가 된다. 인수 과정은 올해 연말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생태계 비슷한 타이어·부품에서 우선 시너지

공조부터 부품 산업까지 쥐고 있는 한온시스템은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의 '전기차 하이테크' 기업의 구상 중 하나다. 

조 회장은 인수 발표 이후 "한국앤컴퍼니 그룹은 전기차 시대의 핵심 부품인 타이어와 자동차용 열 관리 기술을 보유함으로써 전기차 시대의 하이테크놀로지 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며 "그룹 사이즈를 단숨에 확대하는 한편 자동차 산업을 넘어 차세대 기술 기반 추가 사업 확대로 2030년 매출 30조 규모의 그룹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온시스템과의 사업적인 시너지는 전기차 부품 사업에서 우선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온시스템은 자동차 공조뿐 아니라 부품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납품하고 있는 완성차 업계의 트렌드나 니즈를 파악하면서 사업 방향을 넓힐 수 있다는 것이 한국타이어의 설명이다. 한온시스템은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해 포드, 폭스바겐,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의 기업과 협력 관계에 있기에 고객사 확보에도 유리해질 수 있다. 

통상 타이어 산업과 자동차 부품사는 완성차와의 파트너십 계약 프로세스에서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신차용 타이어(OE)의 경우 완성차 업체의 개발 모델에 따라 부품사들과 타이어사가 제품 스펙을 맞출 수 있도록 출시 4~5년 전부터 함께 개발에 들어간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국내외 완성차업체의 개발 트렌드나 니즈를 캐치하는 부분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며 장기적으론 부품의 통합모듈화를 통해 타이어 사업과의 연계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 [사진=한국타이어]

◆영업익 저조한 한온시스템과 인수, 재무 안정화는 과제

인수 이후 재무 안정화는 과제로 남는다. 한온시스템이 최근 5년 간 쭉 저조한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어 한국타이어의 실적에도 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의 현금 창출력은 아직 건재하다. 지난해 한국타이어의 연결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조9731억원으로 전년 대비 291%(1조4686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현금 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은 2조6618억원이다. 회사채 발행 등 외부 조달도 일부 활용할 계획이기에 인수 자체로 한국타이어의 실적에 당장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타이어의 실적도 올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타이어의 1분기 영업이익은 39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8% 급증한 수치다. 올해 목표인 매출 성장과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유지도 무리없이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한온시스템의 영업실적은 2019년 이후 꾸준히 하락세다. 2019년 4838억대의 영업이익은 꾸준히 줄면서 2022년엔 2566억원까지 추락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공급망 불안, 전기차 판매 부진에 따른 부품 산업 정체 등이 주요 원인이었다. 완성차 업체 신차 개발에 따른 연구개발비와 연평균 6000억원의 시설설비(CAPEX) 비용 등 자금 유출도 지속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2026년까지 미국 테네시 공장, 2027년까지 헝가리 공장 증설에 각각 2조1000억원, 8000억원 투자를 약속했기에 향후 3~4년 간 지속적으로 대규모 투자금액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금 흐름 부담에 대한 전망으로 증권가가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자 주가도 출렁였다. 한국타이어 주가는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16.98%(8950원) 떨어진 4만3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타이어는 "인수 진행 절차에 따라 중장기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나 시기는 미정"이라고 짧게 답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온시스템의 주가가 크게 하락한 시점에 추가 지분인수가 이뤄졌고, 올해도 한국타이어의 이익 창출력이 양호하다는 점에서 외부자금 조달까지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타이어와 열관리 부품은 서로 다른 원료조달·생산·판매 특성을 가진 제품군이라는 점에서 전체적인 시너지 크기가 아직 불분명한 점은 주요 관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bean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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