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삼성전자의 내부 기밀자료를 빼돌려 특허 침해소송에 활용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안승호 전 삼성전자 지식재산권(IP)센터장(부사장)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한대균 부장판사)는 10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상 영업비밀누설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 전 부사장과 이모 전 삼성디스플레이 출원그룹장 등에 대한 1차 공판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삼성전자 특허 유출' 혐의를 받는 안승호 전 부사장이 5월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4.05.30 leemario@newspim.com

안 전 부사장 측 변호인은 "기록 복사가 아직 완료되지 않아 검토를 못한 상태"라면서도 "공소사실에 대해 일응 부인한다"고 밝혔다.

이 전 그룹장 측 변호인도 "전반적으로 부인하는 입장"이라며 "부정한 청탁이 아니라는 취지고 삼성디스플레이 영업비밀을 누설했다는 공소사실도 부인한다"고 했다.

안 전 부사장에게 자료를 유출한 혐의를 받는 전 삼성전자 IP센터 직원 이모 씨 측 변호인은 "사실관계는 인정하나 영업비밀성과 부정한 청탁을 다투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씨는 삼성전자에 근무하면서 일본에 특허 컨설팅 업체를 차려 회사 내부 기밀자료를 유출한 혐의로 이미 지난 1월 구속기소됐다.

재판부는 이씨와 검찰 측의 입장을 확인한 뒤 이씨의 별건 사건도 병합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이씨는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말아 달라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그는 "이미 회사에서 해고당했고 23년간의 커리어가 끝났다"며 "회사에서 통장과 전세보증금을 가압류해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데 기회를 주신다면 가장으로서 최선의 도리를 다하고 검찰 조사에서 사실대로 진술한 것처럼 재판에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안 전 부사장은 2021년 삼성전자 IP센터 직원으로부터 회사 내부 기밀정보가 담긴 보고서를 건네받아 삼성전자와의 특허 침해소송에 활용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안 전 부사장은 삼성전자 IP센터 초대 센터장을 지내며 약 10년간 특허관리기업(NPE) 방어 업무를 총괄하다 2019년 퇴사 직후 직접 NPE를 차렸다.

그는 빼돌린 기밀자료로 삼성전자가 음향기기 업체인 '스테이턴 테키야 LCC(테키야)'의 오디오 녹음장치 특허 등을 무단으로 이용했다며 테키야를 대리해 특허 침해소송을 냈다.

그러나 미국 텍사스 동부지법은 안 전 부사장 등이 불법적으로 삼성의 기밀자료를 도용해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보고 삼성 측 손을 들어줬다.

이 전 그룹장은 안 전 부사장에게 내부 정보 제공 등 대가로 약 12만달러를 취득하고 한국·미국·중국 특허법인으로부터 삼성디스플레이의 사내 특허 출원 대리인을 선정해주는 대가로 약 7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shl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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