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대대적 쇄신을 예고하고 있다. 오는 28일 개최될 그룹 차원의 경영전략회의는 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미 SK그룹 차원의 사업 재조정(리밸런싱)이 진행되며 계열사 간 합병 및 지분 매각 등과 같은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쇄신, SK] 3회 기획을 통해 SK그룹의 내부 변화와 변화의 방향성, 이것을 바라보는 그룹 주변의 시각 등을 짚어본다.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SK그룹의 사업 리밸런싱(재조정)에 속도가 붙고 있다. 특히 28일부터 이틀간 이어질 SK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의 구체적 방향성이 제시될 것이란 관측이다. SK그룹이 변화하려는 방향성의 핵심은 선택과 집중이다. AI·반도체 등 미래 성장 사업에 대한 투자는 이어가되, 중복사업과 비주력 투자자산은 거둬들여 자금을 확보해 주력 사업에 더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AI·반도체에 투자 집중..."미래성장위한 투자재원 확보"

27일 SK그룹은 다음날인 8일 개최되는 경영전략회의에서 미래 성장사업 투자 및 내실 경영을 통한 '질적 성장' 전략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AI·반도체를 필두로 한 미래성장 사업 분야의 투자 재원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구체적 전략과 방법을 논의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전경. [사진=SK하이닉스]

SK그룹의 핵심 사업 포트폴리오는 크게 정보통신·반도체, 에너지·화학, 바이오 등으로 이뤄져 있다. SK그룹을 대기업 반열로 일으킨 사업이 정보통신과 에너지, 화학이라면 2012년 하이닉스 인수 이후 반도체 사업을 통해 SK그룹은 재계 서열 2위로 올라섰다. 이에 SK그룹의 시가총액은 1998년 9월말 3조8000억원에서 2021년 12월말 48조8000억원으로 13배 확대됐다. 또 SK그룹이 미래 사업을 낙점한 것은 반도체를 비롯해 바이오, 첨단소재 등이다.

이 같은 큰 흐름 속 SK그룹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비주력 사업과 투자자산은 처분하고 주력사업에 집중하는 사업 재조정에 나서고 있다. 선택적 투자에 있어 SK그룹이 방점을 찍은 부분은 AI와 반도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AI 시대 개막과 함께 AI칩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주도권을 쥐고 경쟁력을 강화해 나갔다. 지난 1월 SK하이닉스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전년 대비 투자를 늘리고 특히 HBM 수요에 대한 투자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외신을 통해선 SK하이닉스 올해 투자 전망치는 14조원 수준으로 이 중 10분의 1이 패키징 공정에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측은 "AI 시대를 맞아 향후 2~3년간 HBM 등 AI 생태계과 관련된 그룹 보유 사업 분야에만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경영전략회의에서 AI·반도체를 필두로 한 미래 성장 사업 분야의 투자 재원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과 방법을 집중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잇따르는 자산매각...전략회의서 재원확충방안 협의

투자금 확보를 위한 자산매각, 합병 등의 변화도 잇따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28일부터 이틀 간 진행되는 경영전략회의에서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계획을 최종 승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합작법인 본사가 우선 들어설 SK온 미국 조지아주 공장. [서울=뉴스핌]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올해 3월말 기준 SK가 각각 지분 36.22%, 90%를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다. 양 사의 합병은 SK그룹이 알짜 계열사 SK E&S를 통해 SK이노베이션 자회사로 있는 배터리 전문회사 SK온을 지원하기 위한 결정일 가능성이 높다. SK온은 전기차 시장 부진 등의 여파로 흑자전환 시기가 늦어지며 자금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주력 자산 매각과 관련해선 SK그룹은 베트남 마산그룹 지분 9%를 처분하는 풋옵션(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을 행사했고, 매각 협상을 마무리 중이다. 마산그룹은 베트남 재계 2위 유통기업으로 SK그룹은 2018년 투자금 4억5000만 달러, 당시 환율로 약 5300억원을 투자했다. 또 지난 20일 SK네트웍스는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인 SK렌터카 지분 100%를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ffinity Equity Partners, 이하 어피니)에 8200억원에 매각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SK가 가려고 하는 방향성은 부실하고 주력에서 벗어난 것들은 IPO를 시키든 매각을 하든 어떤 방식으로든 정리하려 하는 것"이라며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고 비주력 자산을 처분하는 방식으로 유동화해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한 AI나 반도체 등에 초점을 맞추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SK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은 경영전략회의에서 연초부터 각 사별로 진행 중인 '운영 개선'(Operation Improvement) 강화 및 포트폴리오 재조정 등을 통한 재원 확충 방안을 심도 있게 협의할 예정이다. 운영 개선은 기존 사업의 효율을 높이고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제반 경영활동이자 경영전략이다. 

abc12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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