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대한항공이 2분기 여객 수요 회복에도 불구하고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2% 감소한 4134억원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진행 중 노조 반발이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하반기 실적 개선과 인수 후 시너지 효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일 증권가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2분기 별도 기준 매출액 4조237억원, 영업이익 413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4% 증가, 영업이익은 12%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10.3%로 전년 동기 대비 2.9%p 하락했다.

◇ 여객 수요 회복…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은 감소

2분기 대한항공의 국제선 여객 부문은 강세를 보였다.

국제선 여객 부문 매출은 2조31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했다. 특히 미주 및 유럽 노선의 고단가 수요가 강세를 보이며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유럽/미주 등 원거리 노선 수요 강세가 2분기 실적을 견인했다"며 "국제선 ASK/RPK 모두 13% 증가했고 L/F는 84.5%로 전년 대비 0.7%p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국제선 여객운임은 전년 동기 대비 2% 하락했다.

미주/유럽 노선 운임 하락은 1%에 그쳤으나, 중국/일본 등 단거리 노선에서의 하락폭이 컸다.

그럼에도 여객사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2조4445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비용 증가가 실적 개선의 걸림돌이 됐다.

연료비가 전년 대비 21% 증가했고, 인건비도 성과급 분기안분 등으로 21% 늘었다.

화물 부문은 중국발 전자상거래 물량 증가와 유럽 해상물류 병목에 따른 반사수혜로 선전했다. 화물사업 매출액은 1조9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했다.

안 연구원은 "ACTK/CTK가 각각 3%/9% 증가했고, L/F도 4.0%p 상승했다"며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화물운임도 5% 상승하며 강한 수요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사진=대한항공)

 

◇ 증권가, 하반기 실적 개선 전망

 

증권가에서는 3분기 여객 성수기로 실적 개선을 전망하고있다.

대한항공은 성수기인 3분기를 맞아 마카오, 리스본 신규 취항, 밴쿠버 증편, 유럽 부정기편 확대 운영에 나선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별도 영업이익 6400억원 수준을 예상한다"며 "여객 부문 증편과 수요 계절성 영향으로 여객 부문이 주도하는 분기 이익 성장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3분기는 여객/화물 모두 양호할 전망"이라며 "유럽/미주 원거리 노선의 수요는 여전히 양호하고, 여객 성수기를 맞아 일본/동남아 노선 일드도 개선되며 전체 국제선 여객운임은 1% 상승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비용 부담은 지속될 전망이다.

인건비와 공항관련비 등의 증가가 예상되나, 항공유가 하락 추세로 3분기 비용 증가폭은 상반기 대비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증권가에서는 대한항공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양 연구원은 "안정적인 실적과 선제적 기단 교체 등 미래 준비가 가장 안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아시아나항공 합병도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하반기 리레이팅 가능성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에어인천 화물기. (사진=에어인천)


◇ 대한항공, 아시아나 합병 고지 눈앞…노조 반발이 변수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화물 부문 매각을 위해 에어인천과 기본합의서(MA)를 체결했다. 거래 대금은 4700억원으로 알려졌다.

반면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는 합병에 반발하며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측에 에어인천의 '인수 적합성'을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노조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의 평균 기령이 교체 필요 시점까지 3년 가량 남았다"며 "아시아나항공 화물 부문 인수를 감당하지 못해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에어인천으로의 매각을 결사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에어인천의 부적합성을 철저히 파악해 EU 측에 제공할 계획"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향후 계획된 일정에 맞춰 화물기 사업 매각을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합의서 체결이 이뤄지면 조건부로 승인했던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최종 심사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EU는 지난 2월 양사의 기업결합 승인을 허가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분리 매각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대한항공은 이번 화물사업 매각 이후 EU의 최종 승인, 미국 경쟁당국(DOJ)의 마지막 승인까지 모두 마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어 기업결합 승인 절차가 모두 끝나면 대한항공은 최종적으로 에어인천과 분리 매각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EU 집행위원회(EC)가 10월 중 최종 승인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노조가 제기한 우려사항에 대해 EC가 에어인천의 인수 적합성을 재검토하게 될 경우, 인수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