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이틀째 진행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여야의 날선 공방이 이어졌다. 야당은 이 후보자의 자격 미달을 지적했고 여당은 이 후보자를 감싸는 모습이 이어졌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25일 전날에 이어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자리하고 있다. 2024.07.25 leehs@newspim.com

◆ 이틀째 이어진 법인 카드 사적 사용·방송 장악 논란

야당은 전날 이 후보자의 자격 미달 문제를 지적한 데 이어 이날도 과거 노조 탄압 행적과 법인카드 사적 사용 문제를 지적했다.

전날 이 후보자는 법인카드의 사적 사용에 대한 야당의 문제 제기에 "영업을 위한 활동이었다"고 답한 바 있다.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MBC 핵심간부로부터 제보를 받았는데 광고주를 만나 광고를 따왔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대전 MBC 사장으로 서울에 출장 가 법인카드를 흥청망청썼는데 서울에서 만난 사람들은 방송문화진흥회 여권 이사 6명이었다. MBC 감독권, 인사권을 가진 인사들을 대상으로 청탁 로비를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 후보자의 사고방식은 방송통신위원장직을 주기에 너무 위험하다"며 "한국의 괴벨스를 눈앞에서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MBC 재직 시절 방송 장악 시도와 노조 탄압 의혹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같은 당 이훈기 의원은 위키트리 운영사 소셜홀딩스와 계약한 MBC 소셜 미디어 대응 용역 계약서, MBC 소셜 미디어 대응 자문 제안서 문건을 공개했다. 해당 문건에는 MBC 노동조합의 파업을 비방하고 MBC 측에 유리한 내용으로 여론을 조성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후보자는 당시 MBC 기획홍보본부장으로 해당 계약을 추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의원은 "대법원이 공정방송 파업이라고 인정한 MBC 노조의 파업을 공격하기 위해 2억5000만원의 용역계약을 맺고 노조 파괴, 불법 여론을 형성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황정아 의원은 이 후보자가 2012년 MBC 보도본부장 재직 시절 사내에 트로이컷이라는 보안프로그램을 배포해 직원들의 이메일 등을 사찰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당시 민주노총 언론노조가 170일이라는 MBC 최장 파업에 들어갔다. 일반 기업이라면 문을 닫고도 남았을 시간"이라며 "경영진으로 위기관리 계약을 맺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보안프로그램의 사찰 의혹에 대해 답하는 과정에서는 양손에 자료사진을 들어올렸다가 최민희 과방위원장으로부터 "피켓 시위하는 것이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의 과거 행적이 방통위원장의 직무를 수행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고 맞섰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새로운 제품이나 회사의 정책이 나오면 그에 따른 여론전략은 당연하다. 경영진에서는 그런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 자료를 들어보이고 있다. 2024.07.25 leehs@newspim.com

◆ 방통위원장 직무대행 탄핵 추진에 이진숙 "업무 마비 우려"

이 후보자는 야당의 이상인 방통위원장 직무대행(부위원장)의 탄핵 추진에 대해 "부처 업무가 마비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이 직무대행의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이 직무대행은 자진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자는 "방통위는 공영방송 이사 선임부터 통신 부문에서도 위중한 업무들이 있다"며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 의원들께서 신중히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탄핵은 헌법과 법률상 위법 행위가 있을 때 가능한 것"이라며 "이 직무대행까지 탄핵되면 제가 임명이 되더라도 1인 방통위가 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을 위해 어떤 실익이 있을까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후보자는 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정부는 단통법 폐지를 추진하기 위해 시행령을 개정했으며 야당도 22대 국회에서 단통법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후보자는 단통법과 공정거래법 충돌에 대해서는 임명 뒤 면밀히 따져보겠다고 답했다. 그는 단통법의 취지를 고려했을 때 공정거래법의 일률 적용이 필요한지에 대한 질의에 "공정위는 자유경쟁을 장려하고 소비자 측면에서 보면 어느 정도 규제를 해주는 게 이롭다는 측면이 있다"며 "임명되면 차근차근 따져보겠다"고 답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07.25 leeh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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