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이 시행 4년 차를 맞으면서 전세시장의 불안감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고금리와 전세물량 감소 등으로 전셋값이 장기간 상승한 상황에서 임차인들이 4년치 임대료 상승분을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분간 아파트 전세시장 불안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공급이 감소하고 빌라 전세사기 여파도 지속되고 있어서다. 

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임대차 2법이 이달 31일로 시행 4년 차에 돌입하면서 전셋값 상승이 더 확대될 것이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임대차 2법은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최초 2년 계약에서 1회에 한해 2년 재계약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일반적으로 해당 주택에 최소 4년간은 임대로 거주할 수 있다. '전월세 상한제'는 계약 갱신 시 전월세 인상을 기존 임대료의 최대 5%까지로 제한하는 법이다.

임대차법 시행 4년 차를 맞아 전세시장 불안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뉴스핌DB]

임대차법을 한 차례 활용한 임차인의 경우 재계약을 위해서는 수억원의 전세금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주택경기가 냉각됐던 2021년 하반기 이후 전셋값이 하락하며 지역적으로 역전세난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러나 공급부족 우려, 전세물량 감소 등으로 전셋값이 반등에 이어 1년 넘게 상승세를 이어가 전셋값 부담이 다시 커졌다.

양천구 '목동7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9억3000만원에 전세 거래됐다. 약 4년 전인 지난 2020년 9월 거래됐던 6억5000만원 대비 2억8000만원 상승한 금액이다. 시장의 전세 호가를 감안할 때 4년 전 계약했던 임차인은 2억5000만~3억원 정도의 추가 비용이 필요한 상황/이다. 광진구 '광장자이' 전용 158㎡의 2020년 5월 전세 금액은 11억원이었으나 지난달에는 1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마포구 도화동 '삼성' 전용 136㎡는 이달 4년전보다 3억원 정도 오른 8억5000만원에 전세 거래됐다. 같은 기간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용 84㎡도 7억원선에서 10억원으로 3억원 뛰었다.

전세시장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공산이 크다. 장기간 이어진 전셋값 상승이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61주 연속 상승했다. 이중 학군 및 주거 선호도가 높은 강남권이 강세장을 이끌고 있다. 지난주 강동구는 0.18%, 서초·송파구 0.16%, 강남구 0.15% 상승했다. 성북구(0.16%)·마포구(0.15%) 등도 서울지역 평균치를 상회했다.

입주물량이 감소한 것도 전세시장의 불안 요소다. 지난해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15만9000여 가구에서 올해는 14만7000여 가구로 줄고 내년에는 10만가구 수준으로 쪼그라들 것으로 추정된다. 고금리가 장기화한 데다 공사비 상승까지 겹쳐 신규 주택사업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빌라 전세사기 이후 아파트로 임차인이 몰린 것도 전셋값 상승을 부채질한 이유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입주물량이 감소하면 시장에 전월세 매물이 줄어 전셋값을 자극할 여지가 있다"며 "임대차법이 시행 4년 차를 맞은 데다 빌라 전세기피 현상도 이어져 전세시장 불안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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