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의 폭격이 거세지면서 이곳으로 대피했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다시 피난길에 떠나고 있다.

팔레스타인 난민을 지원하는 유엔구호사업기구(UNRWA)는 10일(현지시간) 새벽 소셜 미디어를 통해 "현재 11만명의 사람들이 안전을 찾아 라파를 탈출했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가자 지구 어느 곳도 안전하지 않고 생활 환경은 끔찍하다"라고 적었다. 

현지에서 활동중인 유니세프(국제아동기금) 관계자도 이스라엘의 공격이 본격화하면서 이곳을 떠나려는 주민들이 대거 몰리면서 인근 마와시로 연결되는 도로가 완전히 막혀있다고 전했다. 

유니세프의 고위 비상 조정관은 외신 기자들에게 라파의 주민들이 다시 난민이 됐고, 자동차와 수레 등에 짐을 싣고 피난을 떠나는 행렬이 늘어나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설명했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담당 사무차장은 이날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라파 국경검문소가 닫히면서 연료와 물이 가자지구로 못 들어와 구호 활동이 불가능해졌다"며 "가자지구 사람들은 현재 굶주리고 죽임을 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라파 동부에서 지상 및 공중 작전을 펼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유엔 등 국제 사회는 140여만명의 피란민이 밀집해 있는 라파에 대한 대규모 군사작전은 대량 살상과 인도주의적 재앙을 야기할 것이라면서 이스라엘 정부를 만류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당초 지난해 10월 하마스 기습에 대한 보복 전쟁을 시작하면서 가자지구 북부의 주민들에게 안전지대인 남부의 라파 등지로 피신하라고 권고했었다. 

그러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 소탕을 위해 계획대로 라파에서 군사 작전을 전개하겠다면서 최근 팔레스타인 지구 검문소를 장악한 채 라파 지역에 대한 공습을 강화하고 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