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무기 지원 중단 카드로 140만명의 피란민이 밀집해 있는 가자지구 남단 도시 라파에 대한 군사 작전을 만류하자 이스라엘 정부는 이에 강하게 반발했다. 

초강경파 내각을 이끌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9일(현지시간)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미 내가 말했듯이, 만약 우리가 그렇게 해야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손톱만으로라도 싸우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손톱보다 더 많은 것들을 갖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정신의 힘과 신의 가호 아래 함께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은 바이든 대통령의 무기 지원 보류 압박에도 불구하고, 하마스 세력 궤멸이라는 전쟁 목표 달성을 위해 라파 진격을 감행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한 무기도 충분히 확보했다는 메시지를 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사진=로이터 뉴스핌]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도 이날 전몰장병 추념일 행사에서 "나는 적들과 최고의 친구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우리는 일어나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며 "하마스를 공격하고 헤즈볼라를 붕괴시키며 안보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을 직접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최고의 친구'는 미국 정부를 겨냥한 것으로 읽힌다. 

한편 이스라엘군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기자들에게 "우리는 라파 공격을 포함해 계획된 작전을 모두 수행할 만큼의 탄약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그들(이스라엘)이 라파로 진격한다면 그들이 지금까지 라파와 다른 도시들을 다루는 데 써 왔던 무기들을 제공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이어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 전시 내각에 그들이 라파로 진격하면 미국의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면서 "우리는 무기 선적을 보류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전날 상원 국방위 청문회에 출석, "우리는 이스라엘이 그 전투 지역에 있는 민간인들을 고려하고 보호하지 않은 채 라파에 대규모 공격을 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처음부터 분명히 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상황을 평가한 결과 고폭발성 탄약 1회분 선적을 중단했다"면서 "우리는 폭탄 선적을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해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라파 진격을 둘러싸고 미국과 이스라엘 정부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같은 상황이 '돌파구'가 될 지 '파국'이 될 지 주목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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