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호황기에 들어서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가 이번 주 휴가기간 이후 노사 문제 해결에 머리를 맞댄다. 다만 노조의 요구와 사측의 견해가 많이 달라 힘겨루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노조가 공동 파업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파업 이슈가 현실화된다면 모처럼 맞이한 조선업 호황에 큰 장애물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HD현대미포 등 조선 3사 노조가 올해 임금·단체협상(임단협) 공동요구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HD현대중공업 노조]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선사들은 폭염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집중 휴가 기간을 갖는다.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은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8일, 삼성중공업은 이달 5일~9일 여름 휴가 기간이다.

여름 휴가가 끝난 다음 주, 조선사들은 노조와 교섭을 재개할 예정이다. 그러나 조선사 노조들은 올해를 조선업 호황으로 임금 및 처우 개선의 적기로 보고 있어 쉽지 않은 힘겨루기가 전망된다.

HD한국조선해양의 3사와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와 성동조선, 케이조선, HJ중공업 등 주요 조선업체 노조들이 참여하고 있는 금속노조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은 올해 공동 요구안으로 기본급 15만9800원 정액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정규직 정년 퇴직 이상 정규직 채용 실시, 65세 정년 연장 및 임금 피크제 폐기, 사업장 내 이주 노동자 인력 운영 시 노조와 합의 등을 내놓았다.

노조 측은 지난 10년간 조선 불황의 터널을 뚫고 이제 4년 치의 물량을 확보하는 등 조선업이 호황기에 들어선 만큼 그동안 임금 축소, 복지 축소, 대규모 희망퇴직 등으로 고통을 받아온 조선소 노동자들이 보상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사진제공=현대중공업]

반면 사측은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그 폭이 크지 않은데다 그동안의 손실을 생각했을 때 아직 기초체력이 약하다고 보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 등 조선업계 노조들은 공동파업 수순을 밟으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조선사 빅3 등 8개 조선사 노조의 연합체인 조선노연은 오는 28일 동반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 결과 조선노연 전체 조합원 1만9111명 중 1만4936명(78.15%)이 참여해 찬성 1만3864명(92.8%)로 가결한 바 있다.

개별 조선사 노조도 파업권을 획득한 상태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달 25일,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해 65%의 찬성으로 파업권을 획득했고, 한화오션은 금속노조 대우조선해양지회가 지난달 거제 사업장에서 부분 파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도 지난달 찬반 투표에서 파업을 가결했다.

조선사들은 일정 정도 실적 상승세를 맞이한 만큼 어느 정도의 처우 개선에는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오랜 조선업 침체 시기를 거친 만큼 노조와의 협의를 통해 원만한 합의를 이루겠다는 입장이다.

LNG 운반선을 반복생산 중인 한화오션 1도크 전경. [사진=한화오션] beans@newspim.com

삼성중공업 역시 그동안 큰 파업 리스크 없이 합의를 이뤘던 전통을 이번에도 지켜나가겠다고 했다.

다만 조선업 빅3 중 한화오션은 지난해에도 영업손실을 기록한 만큼,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를 수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정년 연장 역시 난제다. 노조가 요구하는 정년 연장과 임금 피크제 철회를 수용하면 직접 비용과 퇴직금 및 복지 비용 등 상당한 부담이 예상된다.

다만 현재 조선 3사가 4년치 일감을 쌓아두면서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어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되면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파업으로 납기가 미뤄지면 지연금을 물어야 할 수도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조선업계에서는 파업이 이뤄져도 라인 전체를 세우기 보다는 부분파업, 부분 파업 중에서도 순차적 파업 등을 해왔다"라며 "극단적으로 조선소 라인을 세우는 파업은 지양해왔던 만큼 이번에도 대화를 통해 합의를 이뤄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이 오는 13일 교섭을 재개하는 등 여름휴가가 마무리되는 다음 주 조선사들의 임금 협상이 재개되는 가운데 파업 없는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dedanh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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