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뉴욕 증시가 경기 침체 공포를 딛고 지난주 올해 들어 최고의 한 주를 보낸 가운데, 이번 주 예정된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발언에 따라 단기 시장 향방이 달라질 전망이다.

월가는 9월 연준의 금리 인하는 기정사실이며, 관건은 인하 '폭'이 될 것이고 파월 의장의 발언 수위가 결정적 힌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파월 의장의 '신중한' 발언 스타일이 인하 기대를 높이고 있는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로이터 뉴스핌]

◆ '과감한' 파월을 기다리는 월가

지난주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3.93% 오르며 작년 11월 이후 가장 좋은 주간 상승률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가에 바짝 다가섰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한 주간 5.29%,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2.94% 올랐다.

이달 초 급격히 둔화된 고용 지표 발표로 경기 침체 공포감이 빠르게 확산되었고, 글로벌 금융 시장 전체가 휘청거린 지 한 주 만에 증시는 패닉 불안감을 말끔히 씻어낸 것이다.

EPFR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4일까지 일주일 동안 투자자들은 미 증시에 55억 달러를 투입하여 7거래일 연속 상승장을 견인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증시도 반등에 성공했고, 시장에서 9월 금리 인하를 확신하는 상황에서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의 시장 분위기 조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홈리치버그 최고투자책임자(CIO) 스테파니 랭은 "파월의 톤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매파적 톤이라면 시장은 부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관리 전문기업 스튜어드파트너스의 에릭 베일리 전무는 "금리 인하가 다가오고 있다는 말이 나오면 증시는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이고, 시장이 기다리는 말이 안 나오면 대대적인 매도세가 촉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US뱅크 웰스매니지먼트 투자 전략가 톰 헤일린은 "파월의 이전 잭슨홀 연설들을 보면 이번에도 그리 구체적인 발언은 나올 것 같지 않다"고 경고했다.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들은 7월 부진했던 고용 지표가 시장 패닉을 초래했던 상황에서, 9월 회의 하루 전 다음 고용 지표 발표가 대기하고 있는 만큼 연준 관계자들이 시장 기대치를 움직일 발언을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ING 수석 이코노미스트 제임스 나이트리는 "실업률이 악화된 상황을 고려할 때 연준이 금리를 좀 더 빨리 인하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란 식의 발언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인터랙티브 브로커스 수석 전략가 스티브 소스닉은 파월 연설에 대한 지나치게 높은 시장 기대가 문제라면서 "파월이 금리를 약간 낮출 수 있지만 급격히 인하할 필요는 없다고 말하면 어떻게 되겠냐"며 시장 충격이 초래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