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유력 인사들이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가 하락 추세를 보이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앞으로 발표될 지표가 꾸준히 최근 추세를 이어가야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17일(현지시간)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캔자스시티 연은에서 연설을 통해 "나는 현재 지표가 연착륙 달성과 일치한다고 본다면서 앞으로 몇 달 지표가 이 같은 견해를 지지하는지 볼 것"이라면서 "나는 우리가 종착점에 도착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정책 금리 인하가 적절한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한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과 맥을 같이 한다. 윌리엄스 총재는 미국 노동시장 열기가 점진적으로 식고 지난 3개월간 인플레이션 지표가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하락) 추세에 가까워진 것을 보여줬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것들은 긍정적인 신호이며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목표치인 2%로 꾸준히 향한다는 추가 확신을 얻기 위해 더 많은 지표를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로고.[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7.18 mj72284@newspim.com

월러 이사도 고용시장이 균형을 잡아가고 인플레이션이 완화하는 가운데 경제 성장이 현재 더욱 완만한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향후 몇 달간 경제가 어떤 성과를 낼 지 불확실해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날 메릴랜드주에서 별도로 공개 발언에 나선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에 대해 "최근 몇 달간 비주택 서비스와 주택 부문에서 시작되고 있는 것에 나는 매우 고무됐다"면서 "나는 이것을 계속 보고 싶다"고 말했다. 바킨 총재는 9월 금리 인하를 지지할 것인지에 대해 밝히지는 않았지만, 물가 압력이 완화하고 고용시장이 지지력을 보여 최근 지표가 확신을 더해줬다고 설명했다.

이날 월러 이사는 앞으로 몇 달간 연준이 직면할 수 있는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꾸준히 진행되는 것이다. 이것의 실현 가능성이 상당하지만 매우 크지는 않다고 보는 월러 이사는 이 경우 연준이 가까운 시일에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 높은 확률로 월러 이사는 인플레이션 하락이 고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이 경우 가까운 미래에 금리를 내릴지는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가장 가능성이 작은 경우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오르는 시나리오로 월러 이사는 이에 따른 통화정책 경로를 제시하지 않았다.

월러 이사는 시장이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에 집중하고 있지만 연준은 이와 다른 체계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앙은행은 '절대 절대라는 말을 하지 않지만' 가장 가능성이 큰 정책 금리의 다음 방향은 향후 어느 시점에 금리를 내리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거시적 관점에서 이 시간 내에 경제적 충격이 있는 게 아니라면 9월, 11월 혹은 12월에 금리를 내리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정 회의에서 금리를 내리겠다고 결정하는 게 아니라 여건이 맞다고 생각할 때 그러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고용시장에 대해 월러 이사는 현재가 '스위트스폿(sweet spot)'이라고 평가했다. 완만한 일자리 증가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실업률이 장기 평균 근처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 부문의 실업률은 4.1%를 기록했다. 월러 이사는 "고용이 2개의 책무 중 하나라는 관점에서 우리는 연착륙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오랫동안 본 것보다 실업률의 상방 위험이 커졌다고 판단했다.

바킨 총재는 고용시장에 대해 "타이트하지만, 완전히 타이트한 것은 아니다"면서 경제 일부 섹터에서는 노동력이 부족하고 기업들이 인력을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지만 노동인구가 예상외로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타이트한 고용시장은 구직자보다 일자리가 많은 상황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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