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본코리아 앞에서 열린 연돈볼카츠 가맹점 피해사례 발표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

 

 올해 설립 30주년을 맞아 증시 상장(IPO)을 추진 중인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연돈볼카츠 일부 점주들이 가맹사업법 등 위반 혐의로 더본코리아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가운데, 홍콩반점점주협의회가 이에 반박하며 백종원 대표를 옹호하고 나서면서 '집안싸움'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17일 서울 서초구에서는 홍콩반점, 빽다방, 역전우동 등 더본코리아 산하 브랜드 가맹점주 50여 명으로 구성된 홍콩반점점주협의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가맹점협의회의 "악의적인 거짓 보도"로 인한 매출 급감을 호소했다.

◇ "매출 반토막" vs "14년 장수 점포"

전가협과 연돈볼카츠 점주들은 더본코리아가 허위·과장된 매출액과 수익률로 가맹점을 모집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월 3000만원의 매출과 20~25%의 수익률을 약속받았으나, 실제로는 매출이 절반에 그치고 수익률도 7~8%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또 전가협은 또한 더본코리아 가맹점의 평균 영업 기간이 2020년 3.3년에서 2022년 3.1년으로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맹점주 연평균 매출액도 2010년 8억7600만원에서 2023년 3억8700만원으로 56% 감소했다고 밝혔다.

반면 홍콩반점점주협의회는 이러한 주장들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협의회 회장 A씨는 "14년째 홍콩반점을 운영하고 있다"며 "가맹점 영업 기간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새 브랜드와 가맹점이 생기고, 양도·양수 사례가 폐점으로 잘못 집계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사진=연합뉴스)


◇ 백종원 "매출 보장할 순 없어"

백 대표는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백 대표는 '예상 매출액 월 3000만원' 약속 부분에 대해서 "책임 회피가 아니라 영업 사원이 영업 활성화를 위해 한 말을 꼬투리 잡아 회사 전체에서 약속한 것인 양 보상을 바란다는 건 잘못됐다"며 "가맹사업을 하면서 매출을 보장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자세한 이야기는 녹취록을 모두 공개해야 하는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된 사안이라 나중엔 공개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가맹점 매출이 급락했다는 점주들의 주장에 대해서 백 대표는 "문제를 제기한 점주는 (일반점포 수 기준으로) 49개 중 8개인데, 나머지 매장(과의 매출 차이 등)을 비교하면 되지 않겠냐"며 같은 조리방법(레시피)을 제공해도 가맹점별로 편차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사진=더본코리아)


◇ "전가협 보도에 매출 40% 감소"

홍콩반점점주협의회는 "전가협의 보도 이후 일부 매장의 매출이 최대 40%까지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홍콩반점을 운영하는 B씨는 "홍콩반점이 한창 어려울 때 더본코리아 본부는 홍콩반점이 주류 판매를 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아내고 그에 맞춰 새 메뉴 개발에도 힘쓰면서 상생했다"고 전했다.

16년째 빽다방을 운영 중인 점주 C씨는 "규모의 경제로 본사 영업이익이나 매출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전가협이 폐업률 등 모호한 기준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반점점주협의회는 "우리도 다 같은 점주"라며 "우리의 생존권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전국가맹점주협의회)


◇ 전가협 "어용단체 만들어 점주 활동 방해"

한편, 전가협은 이날 추가 입장문을 통해 더본코리아가 '어용단체'를 만들어 점주들의 단체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가협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2023년 7월 친본사 성향의 점주단체 구성을 추진했으며, 2024년 1월 11일 경기도 가맹사업거래 분쟁조정 과정에서 "우리가 가맹점주단체를 만들었다"고 공언했다는 것이다.

이에 연돈볼카츠 가맹점주협의회와 전가협은 이같은 행태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추가 신고를 하겠다고 밝혔다.

전가협은 또한 더본코리아 점주들의 어려움에 공감하면서도, 일부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했다.

전가협은 "정보공개서에 기재된 가맹점 영업기간은 가맹점 영업 양수도가 있는 경우, 기산일을 양수 전 최초 가맹점 계약일부터 산정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가맹점 영업기간 축소 주장을 반박했다.

또한 전가협은 "대개 브랜드가 언론보도 될 때 그 내용이 상품의 질이나 위생 관련 사항이 아닌 불공정 갑질관련 보도일 경우 개별 점포의 매출액에 대한 영향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거의 없거나 미미하다"며 매출 하락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더본코리아 앞에서 열린 연돈볼카츠 가맹점 피해사례 발표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


◇ 더본코리아 상장 추진…가맹점 갈등이 변수될까

연돈볼카츠 일부 점주의 공정위 신고는 더본코리아 상장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5월 29일 더본코리아가 한국거래소에 예비 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거래소는 상장 예비 심사에서 질적 심사요건도 중요하게 심사한 뒤 상장 여부를 결정한다.

질적 심사 요건은 상장기업으로서의 적격성을 판단하기 위한 것으로 기업경영의 계속성, 경영 투명성, 경영 안정성, 투자자 보호 등을 포함한다.

이 중 '소송 및 분쟁'도 중요한 심사 기준이 된다.

거래소의 상장 예비 심사 기간은 45영업일로, 더본코리아 상장 심사는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 것이 통상적이다.

더본코리아 측은 "현재 상장 예비 심사 신청 이후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서두르지 않고 계속 준비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