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이래CS는 지난 1976년 경남 김해에 설립된 자동차 부품 제조사로 매출 연 1000억원을 뛰어넘는 탄탄한 회사다.


주력 계열사인 이래AMS는 전장 부품 제조사업을 맡고, 매출만 5000억원에 달했다.

무엇보다 이래CS와 이래AMS는 주거래처로 GM, 크라이슬러, 피아트, 폭스바겐, 리비안 등 해외매출이 80%를 차지하고, 수주잔고만 4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주요 거래처의 경영 부진과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악화 탓에 이래CS는 경영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고, 실제로 지난 2020년부터 2년간 누적 적자만 800억원까지 확대됐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김용중 회장을 비롯해 임직원들은 회사 정상화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고, 2022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안 좋은 일은 한꺼번에 터진다고 했던가. 2대 주주인 자베즈펀드와의 경영권 갈등 본격화는 회생에 찬물을 끼얹었고, 결국 부도를 맞게 됐다.  

 

(사진=이래AMS 홈페이지)

주력인 이래AMS(옛 한국델파이)의 매각 작업이 최근 시작됐다.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은 오는 28일부터 내달 5일까지 진행된다.

이래AMS는 이래CS가 기업회생 절차를 밟으면서 매물로 나오게 됐다.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이래CS는 이래AMS 지분 80.6%와 에스트라오토모티브시스템 지분 30%를 매각해 채권 변제 대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래CS의 최대 채권자는 산업은행이지만 이번 매각 작업은 산은과는 무관하게 창원지방법원 주도로 진행된다.

 

김용중 이래CS 전 회장 (사진=연합뉴스)


◇ “자베즈 합의 이뤄지지 않아…70억원 지급중단으로 부도”

김용중 이래CS그룹 전 회장은 최근 알파경제와 만나 수십년간 올곧은 신념과 철학으로 성장시킨 회사의 부도사태를 무기력하게 바라봐야 하는 자신의 심정을 허심탄회 꺼냈다.

김용중 회장은 “GM의 공급 중단, 코로나 장기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실제로 2020년과 2021년 약 800억원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지만, 저를 비롯해 임직원들이 각고 노력으로 인해 2022년 영업이익 150억원, 2023년 200억원까지 흑자전환하면서 노력의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2021년말부터 전임경영총괄 사장인 최칠선이 2대주주(자베즈펀드)와 결탁해 경영권 탈취를 시도하면서 갈등이 본격화됐다”면서 “산업은행에 설비투자금을 요청했으나, 2대주주인 자베즈와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결국 그해 11월 70억원(현금 30억원, 어음 40억원) 지급중단으로 부도가 났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그는 회생절차 과정에서 채권단인 산업은행의 역할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용중 회장은 “회생절차는 법원이 주도하는 것이지만,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237조에 의하면 산업은행이 반대하는 회생계획안은 인가될 수 없다”면서 “관리인이 이래AMS를 헐값 매각에 나서도 산업은행은 채권단 이익을 지키기 위한 정당한 요구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한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회생은 채권단이 할 수 있는 것이 제한적이며, 법원에서 결정하는 것”이라면서 “김용중 회장 측에서 자베즈와 산업은행이 결탁했다고 주장하시는데, 언급된 분들 아는 사람도 없고, 결탁할 게 뭐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개 경쟁 입찰을 받아 제일 큰 입찰 금액을 제시한 곳이 우선협상자가 되지 않냐? 감정가는 모든 회생 계획안에 그 자산에 대한 평가를 하게 돼 있다”면서 “회생계획안을 짜기 위해 자산에 대한 평가는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고, 그건 우리 산업은행이 아닌 회계법인이 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제공)

◇ “자베즈 고문 변양균 주도, 국책은행 산은에 영향력 행사” 주장

이런 일련의 과정에 대해서 김용중 회장은 윤석열 정부의 고위 공직자가 특정 사모펀드를 도와주고 있다고 의심했다.

그는 “산업은행이 국민의 혈세로 이뤄진 채권 회수 목적을 두기 보다는 고위 직책에 있는 사람들의 개인적인 이득을 위해 움직이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정리하면 이래CS그룹의 2대주주인 자베즈파트너스 고문인 변양균 등이 주도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중소기업을 탈취했다는 얘기다.

김용중 회장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서 “변양균은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고문으로 자베즈와 결탁해 산업은행과 법원에 압력을 행사하며, 이래그룹의 알짜 자회사 이래AMS를 헐값 매각 및 이래CS 헐값 유상증자라는 또 다른 뒷거래 이권 개입을 통해 개인적 이득을 챙기려 한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변양균 고문은 지난 2022년까지 6년간 이래그룹으로부터 최고급 골프 회원권, JW메리어트호텔 회원권, 법인카드 등을 제공받았다”면서 “투기세력에 의해 건실했던 기업이 한순간 무너졌고, 비상식적인 행동을 정상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