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지난 2011년 위조 여권으로 신분을 속여 4억원의 부동산 분양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영만 전 경인방송 회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단독 조민혁 판사는 21일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권 전 회장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법원 로고. [사진=뉴스핌DB]

조 판사는 "피고인은 별건 범죄로 해외 도피 중 입국해 피해자들로부터 금원을 편취한 뒤 도박자금 등 개인용도로 소비했다가 피해 회복 없이 다시 출국해 상당기간 소재불명 상태에 이르렀다"며 "범행 경위와 과정, 범행 수법 및 규모 등에 비춰 죄질이 나쁘다"고 했다.

특히 "검찰 조사 당시 단순히 범행을 부인하는 것을 넘어 피해자들이 자신에게 죄를 덮어씌우려고 한다며 책임을 전가했다"며 "수사기관에서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해 진지한 반성을 하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질타했다.

조 판사는 "(범행 후) 12년이 지난 시점 구속된 직후 일방적으로 피해 원금만 공탁했고 피해자들은 공탁과 상관없이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피고인이 동종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죄책에 상응한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피고인이 뒤늦게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점, 구속 직후 각 피해액 상당 금원을 공탁한 점, 확정된 죄와 동시에 판결했을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권 전 회장은 지난 2011년 9월과 12월 조선족 중국인 A씨 행세를 하며 피해자 2명에게 각각 용인 기흥구 신갈동 주상복합건물에 대한 전기통신 공사 발주권, 분양대행권을 주겠다고 속여 5000만원과 3억5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수사 결과 권 전 회장은 2000년 허위 분양받은 아파트를 담보로 48억원의 불법 대출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자 이듬해 호주로 도피했다. 그는 다시 중국으로 건너가 위조여권 브로커를 통해 A씨 명의의 여권을 구입한 뒤 2010년 8월 귀국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권 전 회장은 소규모 법인을 300만원에 인수한 후 마치 대기업 모 그룹과 관련이 있는 것처럼 법인 명의를 변경하고, 그 법인 회장 행세를 하며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권 전 회장은 편취금 대부분을 카지노에서 도박 자금으로 탕진한 후 2012년 A씨의 신분으로 중국으로 도피했다. 이후 2014년 9월 다시 자신의 신분으로 귀국해 불법 대출 사건에 대한 처벌을 받고 지난해 12월 경인방송 회장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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