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에 대한 14차 대러 제재에 합의했다고 블룸버그 통신, 폴리티코 등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요 제재는 러시아산 LNG의 제3국 수출을 위한 역내에서의 환적 금지다.

유럽연합(EU) 깃발 [사진=로이터 뉴스핌]

그간 러시아는 시베리아 야말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쇄빙선에 실어 벨기에 지브뤼항이나 프랑스 몽뚜아항에서 옮겨 싣는 방식으로 아시아 등에 재수출해 왔다.

러시아산 LNG를 겨냥한 EU의 제재는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러시아산 LNG 수입 자체는 막지 않았다.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EU는 러시아산 석유와 석탄 금수는 했어도 러시아에 의존도가 큰 LNG 제재는 꺼려왔다.

EU는 전쟁 이후부터 러시아산 LNG 수입 의존도를 크게 줄였다. 지난해 EU의 가스 소비 중 러시아산 LNG 비중은 5%에 불과했는데 그런데도 "이는 여전히 약 80억 유로(약 11조 9240억 원) 규모의 LNG 수익을 러시아에 안겨준 것"이라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LNG 수입 금지가 아닌 재수출을 막기 위한 역내 환적 금지 조치로는 러시아 에너지 수익에 큰 타격이 되지 못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번 제재로 러시아의 대 EU 수출 LNG 수익은 25%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밖에 제재안에는 ▲ 러시아의 신규 LNG 프로젝트에 투자·서비스 및 제품 제공 금지 ▲석유 수출 제재 우회에 쓰이는 이른바 '그림자 선박' 12척 제재 ▲러시아의 제재 우회 경로인 중국, 튀르키예, 인도의 제재 대상 기업과 거래 금지 등의 내용이 담겼다.

EU 회원국들이 합의한 이번 제재안은 오는 24일 개최하는 EU 외무장관 회의에서 승인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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