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가 불볕더위 속 어르신‧쪽방주민 등 무더위 취약계층을 위한 폭염쉼터 2000여개를 운영하고 노숙인이 밀집한 서울역과 쪽방촌 골목에 쿨링포그(안개분사기)를 설치한다. 취약 어르신 안부 확인과 노숙인‧쪽방주민에 대한 상담·구조 전담 인력도 가동한다.

서울시는 18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취약계층 폭염피해 예방 지원대책을 내놨다. 피해 발생 후 조치가 아닌 대피장소 제공, 위기 요인 발굴 등 선제적 대비가 핵심이다. 운영 기간은 오는 9월 30일까지다.

우선 접근성이 양호한 위치에 2004개의 '어르신 무더위쉼터'를 운영한다. 관공서‧경로당‧도서관 등을 활용한 '일반쉼터'는 오전 9시~오후 6시 운영하고 폭염특보 발령 시엔 오후 9시까지 연장한다.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머물 수 있는 야간쉼터도 시내 84개 호텔을 지정해 운영한다.

폐지수입 어르신 위한 경량리어카 [사진=서울시]

폭염특보가 발효되면 사회복지사‧생활지원사 등 전담인력이 취약 어르신 3만7744명(노인맞춤돌봄서비스 대상자)에 격일로 전화 안부를 확인한다. 폭염에도 거리에서 폐지를 주워 생계를 이어가는 어르신들을 위해 야외활동 시 고열 차단과 피부보호 효과가 있는 쿨타월‧쿨토시 등 냉방용품과 경량리어카도 지급한다.

또 동주민센터 복지플래너가 폐지수집 어르신의 건강상태 등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무더운 시간대(오후 12~5시) 실외활동 자제·휴식 등도 개별 안내한다. 노인 공공일자리 사업 '폐지수집 일자리 사업단'에 참여 중인 어르신에도 오전 중 활동을 유도하고 냉방용품 지급, 폭염대비 행동요령 실내교육 등을 실시한다.

24시간 노숙인 무더위쉼터는 지난해보다 1개소 늘어난 총 11개소가 운영되며 여름철 건강관리 지원부터 샤워시설 등을 제공한다. 123명(52개조)으로 구성된 '노숙인 혹서기 응급구호반'은 노숙인 밀집지역을 순회하며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구호 물품 제공과 무더위쉼터 이용을 안내해 안전한 여름나기를 돕는다.

서울역 인근 희망지원센터 외벽에서는 폭염특보가 발생한날 오전 10시~오후 6시에 쿨링포그를 가동해 무더위를 식혀준다. 또 목욕차량 3대를 투입, 을지로입구역‧청량리역 등 노숙인 밀집 지역 5곳을 돌며 이동목욕서비스도 제공한다. 

돈의동 쪽방촌 안개분사기(쿨링포그) 가동 모습 [사진=서울시]

취약한 주거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는 쪽방주민이 낮 동안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무더위쉼터도 지난해보다 2곳 늘어난 7곳, 밤더위대피소는 지난해보다 3곳 늘어난 6곳을 운영한다. 창신동·서울역 등 쪽방촌에 올해 쿨링포그 3개를 추가로 설치, 총 18개 구간에서 가동해 쪽방촌 온도를 내려준다.

아울러 수요조사 등을 거쳐 쪽방촌에 최대 16대의 에어컨을 신규 설치하고 쪽방촌 공용공간에 설치된 에어컨 전기료도 3개월간(6월 중순~9월 중순) 월 10만원씩 지원한다. 지난해는 7~8월 두 달분을 지원했다.

쪽방촌 주민 건강을 보살피기 위한 특별대책반(10개조 20명)도 1일 2회 순찰을 돌고 고령‧중증질환‧장애 등 보호가 필요한 150여명에 대해선 '쪽방 간호사'가 집중적으로 방문 관리한다.

장애인을 위해 '폭염대피소'도 마련했다. 서울시 관내 복지관 51개소와 장애인쉼터 40개소를 활용해 무더위 속 쾌적한 휴식처를 제공할 예정이다. 폭염으로 인한 위기상황에 처한 취약가구의 도움 요청이나 쉼터 위치·개방시간 등은 동주민센터나 120다산콜센터로 연락하면 긴급복지서비스 등을 안내 받을 수 있다.

정상훈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폭염에 특히 취약한 어르신, 노숙자, 장애인 등을 위한 전방위적 대책을 마련해 추진하는 중"이라며 "즉각적인 더위 대피가 가능한 효율적인 쉼터 확대와 위기가구의 선제적 발굴·구제를 통해 취약계층의 안전한 여름나기를 돕겠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