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오는 2030년 전 세계 원유시장이 과잉 공급 현상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기차 사용 확대 등으로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2일(현지시간) 중기 보고서를 내고 2029년 원유 수요량이 하루 1억560만 배럴로 정점을 찍은 후 2030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IEA는 지난 3월 보고서에서 원유 수요 정점 시기를 2030년으로 예측했는데 이번 보고서에서는 이를 1년 앞당겼다. 전기차 사용이 늘고 효율성이 개선되는 한편 석유를 통한 전력발전이 줄어들면서 원유 수요도 위축될 것이라는 게 IEA의 판단이다.

2030년 전 세계 원유 공급 여력은 하루 1억1380만 배럴, 수요량은 1억540만 배럴로 하루 약 800만 배럴의 과잉 공급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원유 공급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비회원국인 미국과 브라질, 캐나다, 아르헨티나, 가이아나 등이 2030년까지 원유 생산 증가분의 4분의 3을 담당하며 주도할 전망이다.

미국 마라톤 페트롤리엄의 로스앤젤레스 원유 저장 시설.[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6.13 mj72284@newspim.com

IEA는 러시아를 비롯한 OPEC+의 원유 생산 여력이 2023년부터 2030년까지 하루 14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가 이 같은 산유량 확대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OPEC+의 전체 원유시장 점유율은 자발적 감산으로 올해 48.5%로 하락해 지난 2016년 조직 결성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공개된 보고서에서 IEA는 경제 성장률 예측치와 유가 경로, 전 세계의 전기차 채택 속도를 수요 전망의 리스크(risk, 위험)로 꼽았다.

단기적으로 IEA는 전 세계 원유 수요가 올해 하루 96만 배럴 증가해 지난해 110만 배럴보다 다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원유 수요는 내년 하루 100만 배럴 늘 것으로 예측됐는데 이는 기존 전망치 120만 배럴보다 줄어든 규모다. 총 수요는 내년 하루 1억3200만 배럴, 2025년 1억4200만 배럴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총 원유 공급은 올해 1억290만 배럴, 내년 1억470만 배럴로 기존 1억270만 배럴과 1억450만 배럴보다 소폭 상향 조정됐다. IEA는 OPEC+ 비회원국이 전 세계 원유 공급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들의 산유량은 올해 하루 140만 배럴, 내년 150만 배럴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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