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백악관 고위 관계자가 적대국들의 위협 증가로 인해 전략 핵무기 배치를 늘려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프라나이 바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선임국장은 이날 군비통제협회 연설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핵 확산 방지 및 군비통제에 대한 "더 경쟁적인 접근법"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바디 국장은 "미국은 적대국들의 위협으로 인해 수년 내에 전략 핵 무기 배치를 늘려야 하는 시기에 도달할 수 있다"면서 "적대국들은 국제 비확산 체제를 터무니 없이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당분간 러시아가 후속 조약을 논의하는 데 동의하기를 희망하면서 배치된 전략 핵무기에 대한 새로운 시작 조약 제한을 계속 준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발언은 지난 2010년 러시아와 체결한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을 당분간 준수하겠지만, 러시아와 중국 등 적대국들의 핵 무기 경쟁과 위협에 맞서기 위해 미국도 핵 무기 증강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바디 국장은 실제로 러시아와 뉴스타트 협정을 개정할 경우 중국의 핵 전력 증강도 고려해야한다고 설명했다. 

뉴스타트 협정은 미국과 러시아를 당사국으로 핵 무기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중국의 핵 무기 통제는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다.  

따라서 향후 새롭게 추진될 핵무기 관련 협정에 중국도 규제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입장이다. 

바디 국장은 이와함께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지원을 저지하기 위한 러시아가 핵으로 위협하는 것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최근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등을 문제 삼으며 핵군축협정 연장 거부를 시사하며 핵 전력 증강 의지를 보였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근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에 따라 핵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위협해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날 러시아가 핵 사용 조건을 정한 '핵 원칙(nuclear doctrine)'을 변경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승리를 위해 핵무기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