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이 23일 대규모 대만 포위 훈련을 시작한 가운데, 이례적으로 훈련모습을 공개하고, 훈련에 참여하는 무기들을 소개하는 등 국내외적으로 대대적인 선전에 나섰다.

중국이 라이칭더(賴淸德) 신임 대만 총통과 집권 민진당에 강한 압박을 하며, 대외적으로 중국의 강한 통일의지를 드러내는 한편, 대내적으로 중국 국민들의 통일의지를 고취시키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23일과 24일 이틀동안 예하 육군, 해군, 공군, 로켓부대 등을 조직해 '롄허리젠(聯合利劍)-2024A' 포위훈련을 실시한다고 23일 아침 공개했다.

이어 동부전구는 5갈래로 대만을 포위하는 훈련 작전 지도를 공개했다. 작전지도는 세부적인 사항은 표시되지 않은 채, 화살표로 작전 방향만을 제시하고 있지만, 중국이 대만을 포위한다는 선명한 이미지를 표출하기에는 충분했다.

또한 동부전구는 이날 대만을 위협할 무기들을 간단히 소개하는 동영상을 공개하며, 이들 무기들이 이번 훈련에 참여할 것을 시사했다. 특히 동영상은 중국에서 사용하는 중국어 간체자가 아닌 대만에서 사용하는 번체자로 제작됐다. 대만 일반인들과 SNS 여론을 겨냥해 제작된 것으로 풀이된다.

동영상은 우선 젠(殲)-20 전투기를 제시하며 선봉을 맡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젠-16 전투기를 공격과 수비능력을 모두 갖췄다고, 052D 구축함을 중국의 방패라고 소개했다. 상륙함인 071, 둥펑(東風)미사일, 대규모 폭격을 가할 장거리로켓포 등도 함께 소개됐다.

중국 관영 CCTV는 훈련모습을 보도했다. 중국의 군함에 대만 해양순찰선이 다가오자, 중국 해군이 교신을 통해 "대만 937함에게 경고한다. 이곳은 중국 관할의 해역이며 우리는 전투준비 경계임무를 수행중이다. 당신은 간섭할 권한이 없으며, 대만독립에 목숨을 걸지 말라. 무력으로 통일에 대항한다면 죽음뿐이다"고 말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또한 CCTV에 중국국방대학 국가안전전략연구실 장츠(張弛) 부주임이 출연해 이번 훈련의 의미를 설명했다. 장츠 부주임은 대교(大校) 계급으로, 우리나라의 준장에 해당한다.

장츠 부주임은 "대만 북부 지역 포위는 대만 정치의 중심인 타이베이(臺北)를 압박하는 것이며, 대만 민진당 당국에 대한 경고"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만 남부지역에서의 훈련은 민진당의 정치적인 지지기반을 타격하고, 대만 최대 무역항인 가오슝(高雄)항 봉쇄를 통해 대만의 무역을 막고, 대만의 주요 해군기지이기도 한 가오슝항을 조준해 대만 해군을 항구에 묶어두는 의미를 지닌다"고 해석했다. 또한 "대만 동부 지역 해상훈련은 주요 에너지 수입선을 봉쇄하고, 대만 독립 세력들의 탈출을 막고, 미국의 대만독립 세력에 대한 지원 차단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중국의 이번 포위훈련에 대해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중국 정부가 자제력을 가지고 행동하길 강력 촉구한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대해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대만독립 세력을 부추기고 지지함으로써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가 공개한 대만 포위 연합 훈련 관련 포스터. [사진=동부전구 위챗 공식계정]

ys174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