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이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 평가를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는 21일 한국에 대한 '2024 개발협력 동료검토(Peer Review) 보고서'를 공개하고 한국 ODA 정책과 이행 방향 등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동료검토는 '원조 선진국 클럽'으로 불리는 DAC가 매년 4∼5개 회원국을 상대로 ODA 정책·집행을 상호 검토하는 활동이다. DAC가 내부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회원국들의 개발협력 정책과 실행 프로그램 등을 점검한 뒤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을 권고 형태로 제시함으로써 개발협력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된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강인선 외교부 2차관이 지난 2월 7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제7차 무상개발협력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02.07 yooksa@newspim.com

한국은 2010년 DAC에 가입했으며, 2012년과 2018년에 이어 이번에 3번째 동료검토를 받았다.

OECD는 ODA 규모 지속 확대, 정부-시민사회 파트너십 공식화, 그린 ODA 비중 확대, 지원수단 다양화로 코로나19 팬데믹에 유연하게 대응한 점 등을 한국 ODA의 강점으로 평가했다.

한국의 올해 ODA 규모는 전년에 비해 31% 증가한 6조3000억원이며, 이중 인도적 지원은 2배로 증가했다. 또 한국은 '파트너십 기본정책 이행방안'에서 상호 책무성 확보를 위한 31개 지표를 활용하고 있으며, 협력국과 수요 연계를 강화하고 비구속성 원조 비중을 확대하는 등 원조의 질 향상을 모색하고 있다. 또 기후 관련 ODA 비중이 2015~2019년 20%에서 2021년 35%로 확대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다자 기구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 프로그램 통합을 위한 현지 권한 위임, ODA 분야 인력 확충, 민간 부문 사업에 대한 위험 수용 확대 지원 등은 개선돼야 할 부분으로 지적됐다.

특히 한국 ODA의 구조적 문제점인 '분절화'에 대한 지적도 이번 권고 사항에 포함됐다. 분절화란 작은 규모의 예산을 많은 부처와 관계 기관이 나누어 집행함으로써 원조 효과를 떨어뜨리는 것을 말한다.

한국은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한 40여개 부처·기관이 ODA 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폐해가 크다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ODA 예산을 놓고 부처 및 기관이 대립하고 있어 개선이 어려운 상황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분절화 문제와 관련, "분절화 문제를 해결하려면 부처 간 다양한 협의가 필요하다"면서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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