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서울 강서구 일대에서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81억원의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촌 형제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최민혜 판사는 8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중개보조원 김모 씨에게 징역 5년, 김씨의 사촌 동생 이모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이들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중개보조원 장모 씨에게는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법원 로고. [사진=뉴스핌DB]

최 판사는 "범행으로 인한 피해액의 합계가 김씨와 이씨는 약 81억원, 장씨의 경우 55억여원이 넘는다"며 "임대차보증금이 재산의 전부 혹은 대부분이었던 피해자들은 이를 돌려받지 못해 주거 안정을 위협받았고 큰 정신적·경제적 고통을 겪었다"고 질타했다.

이어 "김씨와 이씨는 범행 초기 임대차 목적물을 여러 채 매수한 뒤 추후 파산 신청까지 계획하는 등 다분히 고의적으로 범행했다"며 "피해자 일부는 보증보험에 가입돼 피해 금액을 대위 변제받았지만 이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전가됐을 뿐 피해가 회복됐다고 볼 수 없어 유리한 양형요소로 참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장씨에 대해서는 "기록에 의하면 상당 부분 이 사건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 보임에도 김씨에게 책임을 전가해 범행 후 태도가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사촌 형제 전세사기 사건'으로 기소된 김씨와 이씨는 2019년 3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빌라를 사들인 뒤 32명의 세입자로부터 81억원 상당의 전세보증금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장씨는 같은 해 3~12월 서울 강서구, 양천구 일대에서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세입자 23명으로부터 합계 55억원 상당의 보증금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장씨는 김씨와 이씨에게 자기자본 없이 실제 매매대금보다 높게 받은 전세보증금으로 빌라를 매수하는 무자본 갭투자 방식을 가르친 뒤 약 9개월간 23채의 빌라를 집중적으로 매수해 범죄수익을 나눠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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