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서울 학생 인권조례 폐지에 반발하며 72시간 천막 농성에 나섰던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버스에 집무실을 설치한 뒤 시민 의견을 직접 듣는 일정을 진행하겠다고 29일 밝혔다.

조 교육감은 이날 서울시교육청 천막 농성장 앞에서 이뤄진 해단식에서 "천막농성을 마치고 버스에 이동 집무실을 차리고자 한다"며 "서울 곳곳 시민께 다가가고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9일 서울학생인권조례 폐지에 반대하는 72시간 천막농성을 마친 뒤 해단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시교육청 제공]

해단식에는 조 교육감과 서울시교육청 관계자, 진보 시민단체와 학생, 학부모 등이 참석했다.

조 교육감은 "12년 전 처음 실시된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이 교복 입은 시민들이란 깨달음과 함께 도입됐고, 사회적 공감대 속에 만들어진 조례"라며 "차별이 아닌 존중의 문화에서 자라난 어른들이 많아질수록 우리 사회 만연한 갑질 문화와 불평등도 줄어든다"고 했다.

조 교육감은 학생인권조례 폐지로 교권이 확립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여름 서이초 비극 이후 교권이 위협받는 현실을 직시하고 교육 공동체 회복을 다짐했다"며 "인권과 평화를 경험하지 못한 학생이 사람을 존중하지 않는 시민으로 자라기는 지극히 어렵고, 그런 점에서 학생 인권과 교권은 서로 기댄 관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 인권과 교권은 2인 삼각 달리기"라며 "학생 인권이 위협받는 차별과 배제의 학교 문화에서는 교권이 온전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조 교육감은 학생인권조례가 보완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도 짚었다.

그는 "학교 현장 변화에 맞춰 학생인권조례가 보완되는 데 열려 있다"며 "기존 조례가 학생 권리만 강조한다는 비판을 수용해 학생 책무와 의무를 강조하는 학생인권조례 개정안을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바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 교육감은 학생인권조례 폐지 재의 요구 의사를 밝혔다.

조 교육감은 "5월 17일이 (재의 법정 기한) 마감"이라며 "다음 달 중순까지 교육감 거부권 행사를 하려고 한다"며 "가능한 모든 행정적, 법적 통로를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학생인권조례 폐지가 재의결될 경우 대법원에 조례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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