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22대 국회에서도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서 하청업체 비정규직도 원청사와 근로계약 논의가 가능하도록 하는 '노란봉투법' 등 대대적인 지원을 예고해 금융권 콜센터 비정규직 논란이 전환점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사들은 사태 추이를 지켜보며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KB금융그룹(국민은행, 국민카드) 및 하나금융그룹(하나은행) 비정규직 콜센터 직원들이 소속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든든한콜센터지부(이하 노조)는 "두 금융그룹 콜센터 중 비정규직(하청)은 약 2500명으로 이중 800명 가량이 노조에 가입된 상태"라며 "처우개선을 위해 다각적인 방안으로 힘을 모으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KB금융 "처우개선 방안 검토", 구체적 시기는 '미정"

KB금융은 하나금융과 함께 콜센터 비정규직 문제로 속을 썩고 있다. 올해 기준 국민은행 콜센터 인력만 1000여명 수준으로 이들은 총 5곳 용역회사를 통해 계약직 형태로 근무 중이다. 2020년만 해도 8개가 넘는 용역회사에서 1250명이 넘게 근무했지만 단계적으로 인력을 감축해 4년만에 20% 이상 줄었다.

KB금융그룹 전경 [사진=KB금융그룹]

올해 1월에는 대전지역 용역업체가 240명을 집단 계약해지하면서 논란이 발생한바 있다. KB금융이 인력감축을 통보, 용역업체를 축소하며 일어난 사태로 여론이 악화되자 해당 인력 고용승계를 결정하면서 일단락됐지만 금융권 콜센터 비정규직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는 계기가 됐다.

하나은행이 겪고 있는 용역사와 노사간의 갈등 및 부당노동행위 입증 여부는 국민은행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A업체의 경우 국민은행 콜센터 인력 1000명 중 360명 가량이 소속된 주요 용역사이기 때문이다. 다만 9월 하청 재계약을 앞둔 하나은행과 달리 국민은행의 용역기간은 내년 12월이라는 점에서 시기적으로 즉각적인 변화는 기대하기 힘들다.

노조는 양 회장이 직접 처우개선을 약속했다고 주장한다. 하나은행과 달리 국민은행에서도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 마련(추진)을 공식적으로 인정한만큼 그룹 차원의 결단을 기대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처우개선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중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야권, 노란봉투법 등 추진...박홍배 의원 "공감대 형성 노력"

금융권과 노동계 모두 올해를 콜센터 비정규직 논란의 전환점으로 보는 건 21대와 달리 22대 국회가 사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이른바 '노란봉투법'이 대표적이다. 이중 2조 개정안이 통과되면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배·결정 지위에 있는 자도 사용자로 본다'로 규정돼 원청사와 하청업체 소속 비정규 간의 협의가 가능해진다.

총선에서 압승한 더불어민주당은 이르면 내일 본회의에 노란봉투법 상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반대 뿐 아니라 대통령 거부권 등 선결 과제가 적지 않지만 '여소야대' 형국을 활용해 법안 통과시까지 계속 본회의 상정을 지속한다며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금융노조 위원장 출신인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친노조 성향의 개별 의원들도 이번 사태 해법 모색에 나서고 있다.

박 의원은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사자들과 접촉은 계속 하고 있다. 지난번 국민은행 콜센터 직원 대규모 해고 논란 등은 금융사에도 매우 안좋은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며 "토론회 등을 개최해 비정규직으로 운영되고 있는 금융권 콜센터 직원들의 실태를 알리고 처우개선에 대한 공감대를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고 밝혔다.

콜센터를 제외하면 금융권에서 비정규직 외주 형태로 운영하는 직군은 거의 없다. 금융사들은 실효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KB손해보험은 2008년 자회사(씨엔에스)를 설립해 680명을 직접고용 하는 등 금융그룹 내에서도 상황은 엇갈린다. 비용절감이 아닌, 업무 전문성을 기준으로 한 그룹차원의 계약조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peterbreak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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