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비판했다.

2일(현지시간)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 응한 버핏은 "사실 우리는 많은 관세를 경험해 봤다"면서 "어느 정도는 전쟁 행위와 같다"고 지적했다.

버핏은 "시간이 지나면 (관세는) 상품에 붙는 세금이 된다"면서 "이빨 요정(Tooth Fairy)이 내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워런 버핏 [사진=블룸버그]

영미 문화권에서는 아이들이 침대 머리맡에 빠진 이를 두고 자면 이빨 요정이 이를 가져가는 대신 동전을 두고 간다는 전통이 있는데, 사실 이 동전은 부모가 준비해 주는 것이다.

이처럼 국가 간 관세를 부과할 때 결국 최종 세금 부담은 기업이나 소비자, 나아가 경제 전반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된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버핏 회장은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는 "세상에서 가장 흥미 있는 주제라고 보지만 말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정말 말할 수 없다"며 직답을 피했다.

최근 공개된 버크셔 해서웨이의 4분기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금 보유액은 3342억 달러(약 480조 7400억 원)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버크셔의 현금 보유액은 2022년 3분기부터 10분기째 증가하는 중이다.

뉴욕증시가 올해 각종 악재 속에서도 역대 최고치를 향해 오름세를 지속하던 상황에서 버핏은 버크셔가 현금 보유를 늘리는 명확한 이유를 제시하지 않아 의구심을 키운 바 있다.

한편 이날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예정대로 4일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에 나설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관세율은 유동적으로, 최종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0%로 올리는 방안도 여전히 검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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