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영풍 주식 취득 준비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썬메탈코퍼레이션'(SMC)을 통한 주식 매입 증거가 드러났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3일 영풍과 MBK는 고려아연의 호주 손자회사 SMC에 대한 채무보증 금액과 채무금액 잔액이 지난해 4분기에 급격히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를 근거로 영풍 주식 취득을 위한 준비 작업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이 공시한 '2024년 4분기 대규모기업집단현황'에 따르면, SMC에 대한 채무보증 금액 및 채무금액 잔액은 3분기 대비 각각 255억 6800만 원, 414억 3200만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SMC는 지난 1월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 직전 최윤범 회장 일가 등으로부터 영풍 주식 10.3%를 매입한 회사다.

이는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25.4%에 대한 의결권을 배제하는 데 활용됐다.

영풍과 MBK는 "이는 최 회장이 SMC를 도구로 활용해 자신의 계산으로 영풍의 주식을 취득하게 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최윤범 회장 측은 앞서 법원 심문에서 "상호주 취득을 위한 검토는 SMC의 영풍 주식 취득이 이뤄진 1월 22일 전부터 했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영풍과 MBK 측은 "최윤범 회장 측의 법원 진술과 SMC에 대한 고려아연의 채무보증 금액, 채무금액 잔액이 수백억 원씩 급증한 것은 최 회장 측이 SMC에 대한 채무보증 규모를 증가시켜 자금을 마련하고, 그 자금으로 영풍 주식을 취득하게 시킨 명백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이 기간에는 최윤범 회장이 고려아연 최고경영자(CEO)이면서 동시에 SMC의 이사로도 재직했으므로 최윤범 회장이 주도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연합뉴스)

최 회장 측은 지난달 초 "SMC에 대한 채무보증은 약 3년 전 이뤄진 것으로 영풍 주식 취득과 무관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영풍과 MBK 측은 2024년 3분기 대비 4분기에만 채무보증 금액 및 잔액이 수백억 원씩 급증한 점을 들어 이 주장이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이번 사태를 둘러싼 양측의 공방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