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국회 측 대리인 김선휴 변호사는 최후변론에서 "군대를 내란의 도구로 삼은 군통수권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윤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했다.

김 변호사는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변론기일에서 "파면 결정이 피청구인(윤 대통령)이 무너뜨린 군의 정치적 중립과 훼손된 군의 명예, 군인과 그 가족들이 받은 상처를 치유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첫걸음"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정청래 국회 탄핵소추단장이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마지막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2025.02.25 photo@newspim.com

그는 먼저 윤 대통령이 2022년 6월 24일 6·25 참전용사에게 '평화의 사도 메달'을 수여하는 모습이 담긴 한 사진기사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군인을 '평화의 사도'로 불러야 하는 이유는 이들에게 부여된 최고의 의무가 바로 평화를 지키는 일이기 때문"이라며 "설령 전쟁에 참여하더라도 군인의 행위는 궁극적으로 평화를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참전용사의 목에 평화의 사도 메달을 걸어주던 윤 대통령은 2년 뒤 군인들을 내란의 현장으로 내몰았다"며 "30여명의 군인이 내란과 직권남용으로 수사대상이 됐고 이들 중 누군가는 엄중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지시를 적극적으로 수행한 이들을 옹호할 여지는 없다"면서도 "이 모든 위헌·위법한 행위의 최종 명령권자로서, 이들을 내란의 도구로 동원한 윤 대통령에게 가장 무거운 책임이 있음은 자명하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대한민국은 국군의 정치적 중립을 헌법에 명시한 나라"라며 "우리 헌정사에서 다시는 군의 정치개입과 군부독재의 아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천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1987년 헌법 이후 40년 가까이 지켜온 문민 통제와 국군의 정치적 중립 원칙을 정면으로 훼손했다"며 "국민을 위한 군대를 개인의 정치적 목적에 이용된 사병(私兵)으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끼친 해악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며 비상계엄 이후 지난 3일까지 52명의 특전부사관이 전역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숫자라고 했다.

그러면서 "숙련된 군 간부의 이탈은 군대가 또다시 내란의 주역이 됐다는 자괴감이나 비상계엄 이후 군대에 가해진 사회적 비난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양병십년(養兵十年) 용병일일(用兵一日)'이라는 말처럼 군인은 언제 있을지 모르는 한 번의 위기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긴 시간 피나는 각고의 노력과 훈련을 통해 양성되는 사람들"이라며 "윤 대통령의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은 동원된 군인들 개개인의 삶을 송두리째 파괴했을 뿐 아니라 국가가 키워낸 소중한 인적자원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숙련되고 충성된 지휘관을 다시 양성하고 군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까지 우리 사회는 또다시 많은 시간과 비용을 치러야 할 것"이라며 "이에 대해 군 통수권자인 윤 대통령은 이제까지 한 번의 진심 어린 사과와 용서를 빌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군인이 추구하는 최고의 덕목은 용기이고 용기에 대한 최고의 보상은 명예"라며 "심판정에서 우리가 목도한 군인의 용기를 보호하고 존중하는 것이 명예 회복의 시작"이라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마지막으로 "계엄 상황에서 모든 군인이 위법한 명령에 맹목적으로 복종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일어난 일을 진실 그대로 증언하는 것도 용기"라며 "용기 있는 진술이 탄핵심판에서 사실 인정의 기초가 됐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