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교과서, 사교육 디지털 학습지와 어떻게 다르냐"…교사들도 '차별점' 모르겠다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잠자는 교실을 깨운다'는 명목으로 추진된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가 우여곡절 끝에 첫 선을 보였지만, 사교육업체의 '디지털 참고서'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교사를 도와 학생들이 수업 내용을 충실히 학습했는지를 확인 할 수 있는 평가 기능 등 일부 기능은 개선됐지만, 도입
초기부터 이어져온 'AI교과서가 디지털 학습지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설득력 있는 대답은 내놓지 못하고 있어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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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열린 AI디지털교과서 시연 행사에서
검정에 통과한 영어 교과서의 일부 기능/제공=교육부 |
특히 AI교과서 검정이 끝났지만, 교과서라는 '법적 지위' 마저 박탈될 위기체 처해 있어 학교 채택까지는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2일 교육부는 검정 심사를 마친 AI교과서 일부를 정부세종청사에서 언론에 공개하고, 기능을 시연했다. AI교과서는
초등 3·4학년과 중1·고1 수학·영어·정보 교과에 도입된다. 교육당국 검정심사에서는 총 76종이 최종 합격했다.
이날 선보인 과목은 중1 영어였다. 영어 교과 과정 중 '현재진행형'을 배우는 단원에서 AI교과서는 학생들에게
현재진행형 문장 작성을 요구했다.
현재진행형을 모른다고 가정한 후 AI챗봇에 '현재진행형을 어떻게 써야 하는가'를 물었을 경우 이에 대한 설명과 이를
통한 문장 설명이 제시됐다. 문법과 적절성 등에 대해서는 AI교과서가 점검하고, 틀린 부분은 수정했다.
AI교과서가 도입되면 교사의 학생에 대한 평가도 예상보다 간편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학생들의 성취 수준을 교사가 한
눈에 확인할 수 있고, 수업한 내용 중 학생이 모르는 부분에 대한 보충 수업도 가능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AI교과서 개발에 관여한 현직 교사들도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도구가 될 것"이라며
다소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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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AI 디지털교과서 검정심사 결과 및 도입 로드맵 조정(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4.11.29
yooksa@newspim.com |
하지만 현재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교육 기업의 '디지털 학습지'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공통적으로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한 업체가 '디지털 학습지'도 만들고 AI교과서도 만드는 경우도 있어 차별점을 찾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AI교과서 도입 1~2년은 학생들이 AI의 도움을 받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AI교과서가 학생들의 학습 데이터를
통해 구동되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시연에 참여한 B업체 관계자는 "교과서는 교육 과정에 기반해 엄격한 심사를 거쳐서 개발된다"며 "사교육
참고서와는 다르게 AI교과서는 교사와 학생이 함께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학습 데이터 부족으로 초기 AI교과서는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며 "내년
학기초 교과서 선정 과정 등에서도 다소 혼란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