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가 국내 반도체 산업에 미칠 잠재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이는 고려아연 노조의 강력한 반대와 핵심 기술인력의 이탈 가능성으로 인해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고순도 황산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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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조, MBK파트너스 본사 앞 시위…”약탈적 공개매수 중단해야”

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황산은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웨이퍼 표면의 이물질과 불순물을 제거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고순도 황산은 반도체의 성능과 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최대 고순도 황산 생산시설인 고려아연의 온산제련소는 연간 140만 톤의 황산을 생산하고 있다.

이 중 상당량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생산능력 확대 계획으로 인해 황산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MBK파트너스의 인수 시도에 대한 고려아연 노조의 격렬한 반대가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달 노조 조합원들은 MBK파트너스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약탈적 공개매수 시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고려아연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이제중 부회장을 비롯한 핵심 기술인력들이 MBK파트너스의 경영권 인수 시 집단 퇴사를 예고하면서, 반도체 황산 생산에 대한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은 2년 전 화물연대 총파업 당시 발생했던 반도체 황산 공급 차질을 연상시키며, 국내 반도체 산업 전반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한국 GDP의 약 6%, 전체 수출액의 약 20%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이다.

불확실성 속에서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고려아연으로부터의 황산 공급을 줄이고 대체 공급처를 모색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고려아연 측은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인수 시도를 둘러싼 이런 복잡한 상황은 국내 반도체 산업의 안정적인 공급망 유지에 대한 도전으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향후 전개 상황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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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성두 사장 "중국 매각 없다"...노조에 고용 안정 약속

앞서 MBK파트너스와 연합한 영풍이 고려아연 경영권 획득 이후에도 중국 매각설을 일축하고 고용 안정을 약속했다.

이는 현재 진행 중인 고려아연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강성두 사장은 "저와 MBK 김광일 부회장이 회사에 존재하는 한 고려아연을 중국에 안 판다. 팔 생각이 없다"고 단언했다.

이는 'MBK와 영풍이 공개매수에 성공할 경우 중국 등 해외에 고려아연을 매각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강 사장은 또한 현 고려아연 직원들의 고용 안정을 보장했다.

그는 "며칠 전 금속노조 위원장을 개인적으로 만나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으니 안심해도 된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나아가 "만약 공개 매수가 끝나서 주요 주주가 되면 울산에 내려가 고려아연 노동조합 분들이 걱정하시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약속을 직접 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