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지난해 3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관계 회복을 중재한 중국이 이번에는 팔레스타인 14개 정파의 협력을 이끌어냈다. 중국 매체들은 중국이 평화 건설자로서의 이미지를 국제 사회에 다시 부각시켰다고 평가했다.

23일 팔레스타인 14개 정파 대표들이 베이징에서 '분열 종식과 팔레스타인 민족 통합에 대한 베이징 선언'에 서명했다고 중국 관영 환구시보가 24일 전했다.

14개 정파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인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 집권당 파타가 포함돼 있다. 14개 정파는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유일한 합법 대표라는 틀 안에서 화해에 동의했다. 또한 14개 정파는 예루살렘을 수도로 하는 독립된 팔레스타인 국가를 건설하며 '임시 민족 화해 정부'를 조직해 가자 지구 재건을 전개하고, 선거법에 따라 대통령 선거를 실행하기로 했다.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정치국 위원은 "14개 정파의 화해와 단결을 실현했으며, PLO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유일한 합법 대표임을 명확히 했다"고 평가했다. PLO 측은 "이번 베이징 선언은 최근 몇 년간 타결된 다른 어떤 합의보다도 더욱 깊고 장기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호평했다.

환구시보는 "23일 베이징은 세계가 주목한 외교 무대였다"며 "베이징 선언은 발표되자마자 국제 여론을 뒤흔들었다"고 높게 평가했다. 이어 "베이징 선언은 중국이 그동안 진지하고 성실한 노력을 해왔음을 14개 정파가 모두 인정했기 때문에 베이징 선언이 서명된 것"이라며 "중국이 주창하는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는 희망의 빛"이라고 의미부여했다.

중국은 그동안 '두 국가 해법'을 강조하며 팔레스타인의 독자적인 국가 건설을 지지해왔다. 이러한 일관된 메시지가 이번 베이징 선언의 기반이 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팔레스타인 화해 중재는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을 중재해낸 이후 1년 만에 거둔 중국의 글로벌 외교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23일 우크라이나의 드미트리 쿨레바 외무 장관이 중국을 방문했다. 쿨레바 장관은 24일 왕이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을 진행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논의를 할 예정이다.

팔레스타인 14개 정파가 23일 베이징 회담 폐막식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14개 정파는 화해와 민족통합을 내용으로 하는 베이징선언에 서명했다. [신화사=뉴스핌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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