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SM엔터테인먼트(SM) 시세 조종' 혐의를 받는 카카오 창업주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됐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형사2단독 부장판사는 이날 새벽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위원장에 대해 "증거인멸과 도망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2부(장대규 부장검사)는 지난 17일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SM엔터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아온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4.07.22 leemario@newspim.com

재판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김 위원장에 대해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검찰 긴급호송차에서 오후 1시42분에 내린 김 위원장은 'SM엔터 시세조종 혐의를 인정하냐' '주식 흐름 어떻게 보고받으셨냐' '투자심의위 카톡방에서 보고받은 것을 인정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그대로 법원으로 들어갔다.  

4시간 동안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김 위원장은 오후 6시 1분경에 법원에서 나왔다. 그는 '원아시아파트너스와의 공모 관계에 대한 입장이 무엇이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서울 구로구의 남부구치소로 이동했다. 

검찰은 김 위원장이 지난해 2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시세를 조종한 데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가 2400여억 원을 투입해 SM엔터테인먼트 주식 시세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 원보다 높게 고정하기 위해 조종했다는 혐의다. 

김 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SM엔터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도 금융당국에 보고하지 않아 공시 의무를 위반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지난해 2월 김 위원장과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이 참여한 카카오 투자심의위원회에서 시세조종이 승인됐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시세조종 공모와 관련된 충분한 인적·물적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김 위원장 측은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어떠한 불법 행위도 지시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 측 변호인단은 "SM 지분 매수에 있어 어떠한 불법적 행위도 지시 및 용인한 바가 없다"며 "이 건은 사업 협력을 위한 지분 확보의 목적으로 진행된 정상적 수요에 기반한 장내 매수였다"고 반박했다.

한편 김 위원장과 같은 혐의를 받는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는 지난 22일 보석 석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보석 조건으로 보증금 1억원 및 주거지 제한을 달았다. 또 수사 과정에서 진술한 관계자와 접촉하지 않고 허가 없이 출국하지 못하게끔 했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역시 지난해 11월 구속기소됐다가 3월 보석으로 풀려나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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