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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탁=김동진 기자] 탄화규소(SiC) 전력반도체 시장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SiC 전력반도체란 전력의 변환·변압·안정·분배·제어 등을 위한 반도체를 말한다. 전원·배터리로부터 공급되는 전력을 자동차·스마트폰 등 각 기기에 맞는 전압·전류 수준으로 변환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전기자동차 보급과 함께 전력반도체 수요가 덩달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QY리서치코리아에 따르면 전 세계 SiC 전력반도체 시장규모는 2023년 32억달러에서 연평균 30%씩 성장을 거듭해 오는 2029년에는 15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SiC 전력반도체 시장규모는 2023년 1억4500만달러에서 오는 2030년엔 1조원대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전력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기위한 한국 미국 일본 대만 중국 등의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전력반도체 스타트업들도 최근 투자유치와 사업확대, 기술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날로그·전력 반도체설계 업체 ‘관악아날로그(대표 김수환)’는 이날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와 한국산업은행, 제이비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총 22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이로써 관악아날로그의 누적투자유치액은 290억원을 넘게 됐다.  

2018년 설립된 관악아날로그는 아날로그·전력반도체를 주력 사업으로 펼치고 있다. 빛, 소리 등 물리적인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 아날로그반도체와 전류 방향과 전력을 제어하는 전력반도체, 연산을 수행하는 마이크로컨트롤유닛(MCU) 등 3가지 기능을 한 칩에 통합한 제품이다. 회사는 고성능·저전력 설계 기술을 바탕으로 음성인식 기반 차량용 SiC 전력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 해당 반도체 IP들을 활용해 입자·온도 센서 반도체, 자율주차보조용 초음파 센서 반도체, 근접센서 반도체 등을 생산하고 있다.

관악아날로그에는 실력 있는 인재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법인 대표는 서울대학교 전기컴퓨터과 김수환 교수가 맡고 있으며, 개발분야는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개발임원 출신인 임경원 부사장, 영업 마케팅 분야는 TI코리아 대표 출신인 켄트 전 부사장이 각각 담당하고 있다. 또한 SK하이닉스 출신들이 C레벨 엔지니어를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악아날로그는 이번 투자유치금으로 근접, 태양광 등 각종 아날로그 센서 제품 개발과 제조라인 확대에 사용할 계획이다. 

SiC 반도체 설계 및 기술 전문업체 ‘아이큐랩(대표 김권제)’은 지난 6월 초 부산의 전력반도체 소부장 특화단지에서 국내 최초 8인치 전력반도체 전용 팹(생산시설) 건설에 착수했다. 아이큐랩은 총 1000억원을 투자해 연 3만장 생산규모의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수도권에 있는 본사도 부산으로 이전할 방침이다.

아이큐랩은 2018년 설립 이후 매출이 2020년 9억1000만원에서 2023년 188억원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 중인 스타트업이다. 아이큐랩은 그동안 자체 공장이 없어 성장에 한계가 있었지만 이번 부산 공장이 설립되면 소자 설계기업에서 전력반도체 종합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주요 경쟁국은 8인치 공정에 대한 선제 투자를 통해 생산성 확보를 하고 있으나, 국내 기업은 6인치 기반 공공팹을 활용하여 양산하는 상황이다. 8인치 전력반도체는 기존 6인치 대비 생산성이 약 1.8배다. 

전력반도체 전문기업인 ‘파워큐브세미(대표 강태영)’는 최근 국내 최초로 2300V SiC 모스펫(MOSFET)을 개발 완료했으며 내년초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파워큐브세미는 2013년에 설립된 전력반도체 전문 기업으로, SiC, Si(실리콘), Ga2O3(산화갈륨) 전력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업체다. 이번 2300V SiC MOSFET은 국내 최초의 개발 사례다.  2300V SiC 모스펫은 송배전과 같이 고내압, 저전력이 필요한 어플리케이션에 적합하다. 파워큐브세미는 중국의 전기차 업체 BYD를 비롯한 여러 기업에 모스펫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한국전력과 송배전용 인버터에 공급을 협의하고 있다.  

강태영 파워큐브세미 대표는 “수 년간의 노력이 결과물로 나오게 돼 기쁘다. 단순한 개발 사례로 끝나지 않고 고내압, 저전력이 필요한 어플리케이션에 적용 및 판매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6월 ‘화합물 전력반도체 고도화 기술 개발 사업’에 오는 2028년까지 총 1384억6000만원(국비 938억8000만원, 민간 445억8000만원)을 투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 육성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