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 관영 매체들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유세 도중 발생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15일 오전 관영 선전매체인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TV, 노동신문 등에는 트럼프 피격과 관련한 내용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북미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중앙통신은 홈페이지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2~13일 백두산 지역인 양강도 삼지연시를 방문한 사실을 사진과 함께 머리기사로 올려놓았다.

이날 아침 발행된 노동신문은 노동당 8기 10차 전원회의 결정 관철을 위한 평양시와 각 도당 위원회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열린 사실을 1면 톱기사로 전했지만 트럼프 피격을 포함한 미국 관련 뉴스는 보도하지 않았다.

김정은은 지난 2018년 6월과 이듬해 2월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다.

하노이 회담에서 비핵화 문제를 둘러싼 이견으로 북미 관계의 진전을 이루지 못했지만 이후에도 두 사람은 친서를 교환하면서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전직 대통령이 유세 도중 피격 당했다는 사실이 주민들에게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하면서 북한이 신중하게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며 "김정은에 대한 경호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2022년 7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피격 사망 등 해외 지도자급 인사에 대한 테러와 위해시도 직후 김정은에 대한 신변 경호 수위를 올렸다.

일각에서는 김정은이 위로 전문 등을 통해 트럼프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고 친분을 과시하려 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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