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지난 13일(현지시간) 발생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피격 사건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 선거 캠프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내용이 담긴 TV 광고를 내리고 예정됐던 텍사스주 방문 계획도 취소했다.

1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날 총격 발생 후 몇 시간 후 바이든 캠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난 5월 유죄 평결 등에 중점을 둔 TV 광고와 정치 선전을 중단했다. 익명을 요구한 캠프 관계자는 앞으로 며칠간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격하는 대신 바이든 대통령의 과거 정치 폭력 규탄 역사에 좀 더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바이든 캠프는 15일로 예정됐던 텍사스주 오스틴의 린든 존슨 대통령 도서관 방문 계획도 취소했다. 원래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1964년 민권법 제정을 언급하며 이민자 및 미국의 다양성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격을 비판할 예정이었다.

바이든 캠프 관계자는 "이것(피격 사건)은 모든 것을 바꾼다"며 "우리는 여전히 이를 평가하고 있으며 트럼프를 비난하고 대조적인 장면을 만드는 것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수위를 낮추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직후 "그가 괜찮다는 말을 들어 다행"이라며 정치 폭력은 설 자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도 바이든 대통령은 "암살 시도는 우리가 대표하는 모든 것에 반대된다"면서 단합을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7.15 mj72284@newspim.com

이번 사건이 발생한 펜실베이니아주는 지난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적은 표차로 이긴 경합주다. 정치 전략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으로 펜실베이니아주 내 공화당이 결집해 올해 선거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공화당 여론조사 전문가인 프랭크 룬츠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것이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주를 뒤집는 것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면서 "그러나 조 바이든의 길은 더 길고 구불구불해졌다"고 평가했다.

다른 한편으로 바이든 캠프는 지난달 27일 첫 대선 토론과 최근 기자회견에서 잦은 말실수로 이어진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후보 사퇴 압박이 누그러뜨려지기를 바라고 있다.

오는 11월 상·하원 선거에 도전하는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가져올 위험에 초점을 맞췄던 기존 전략 변경을 고심 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상원 민주당 관계자는 "2주 안에 우리가 다시 돌아가 트럼프를 위협이라고 선언할 수 있는지가 정말 문제가 될 것"이라면서 "이것이 우리의 각본이었고 정당하지만, 우리의 원동력이 얼마나 떨어졌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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