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텔레그램 채널을 이용해 필로폰 등 각종 마약류를 밀수입하거나 합성 마약을 제작해 유통한 혐의를 받는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 검거됐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마약류 관리 위반 혐의 등을 받는 70명을 검거하고 이중 A씨(23) 등 41명을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마약류. [사진=강동경찰서] 2024.07.09 dosong@newspim.com

경찰 조사 결과 A씨 등 조직원 41명은 역할을 분담해 전국적으로 마약을 유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마약류 밀수 ▲조직원 모집 ▲텔레그램 채널 운영·유통 ▲마약 관리 ▲홍보 등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이들은 밀수업자로부터 공급받은 마약류를 텔레그램을 운영하며 비대면 거래 형식으로 팔았다. 거래에는 비트코인 등이 사용됐다.

이들의 범행은 지난해 9월 "아파트 화단에 수상한 것을 묻는 젊은 남성이 있다"는 신고에 덜미가 잡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풍선에 담긴 흰색 가루를 발견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주변 상가 폐쇄회로(CC)TV를 통해 범행 장면과 인상착의를 확보한 경찰은 도주로를 추적해 나흘 만에 경기 안산시에서 운반책 B씨(20)를 긴급체포했다.

B씨의 휴대전화를 분석한 경찰은 상위 조직원과의 비대면 거래 장소를 확인해 마약 판매 총책 A씨와 마약 홍보 및 소통방 운영자 C씨(21) 등을 검거하는 등 마약 구매·투약자 26명을 포함한 관련자 70명을 순차적으로 붙잡았다.

이 사건으로 경찰이 압수한 물품은 필로폰, 케타민, 합성 대마, 액상 대마, 펜사이클리딘, 몰리(가루 형태의 순수 MDMA), 엑스터시, 허브, LSD, 자낙스, 암페타민 등 40kg 상당의 마약류와 마약을 팔고 받은 비트코인 1000여만 원이다. 경찰은 해당 일당의 범행 규모를 60억 원대로 보고 있다.

경찰은 또한 A씨 등의 휴대전화 분석을 통해 전국의 2000여 개의 마약류 은닉 장소를 찾아내 이 중 1300곳에 은닉된 마약류 상당을 회수하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마약 조직이 마약류를 은닉한 샴푸 통과 택배상자 [사진=강동경찰서] 2024.07.09 dosong@newspim.com

특히 경찰은 이 과정에서 A씨 등이 밀수업자로부터 국제택배를 통해 각종 마약을 밀수·유통하고 있다는 점을 포착해 샴푸 통 등에 은닉해 대전으로 발송되던 택배를 추적해 3kg 상당의 액상 마약을 확보했다.

또한 베트남에서 들여온 대마 원료 물질을 국내에 밀반입해 13kg 상당의 합성 대마를 제조한 베트남 국적 D씨(23) 등이 경기 안성시 소재 하천의 땅속에 묻어놓은 캐리어를 발견해 그 안에 있던 마약류를 압수했다.

경찰은 필리핀으로 달아난 유통 총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수배하고 여권 무효화 조치와 인터폴 적색수배 절차를 진행 중이다. 또한 검거되지 않은 텔레그램 마약 판매 채널 운영자와 다수의 운반책·매수자 등을 추적 중이다.

경찰 "이들이 장기간 마약 유통 범죄를 저질러왔을 것으로 보고 전국 경찰관서에 텔레그램 채널명 및 피의자 정보를 공유, 각 관서에서 취급 중인 피의자의 불특정 사건과 대조하여 여죄를 최대한 밝히고 중한 형을 선고받도록 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dos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