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흔히 '알·테·쉬'라고 불리는 중국의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수입되는 저가 상품에 대해 관세 부과를 추진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유럽은 150유로(약 22만원) 이하의 상품에 대해서는 관세를 물리지 않고 있다. '알·테·쉬'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쉬인 등 중국의 거대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EU가 중국 업체들을 정조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리바바는 해외 소비자를 위해 만든 쇼핑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Ali Express, 速賣通)를 이용해 직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바이두]

보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담긴 정책 방안을 이달 말 공식 제안할 예정이다. EU 집행위 관계자는 "저가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은 이미 작년부터 검토됐지만, 최근 들어 (중국으로부터) 수준 미달의 저가 상품 유입이 급증함에 따라 제도화 속도를 높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작년 한 해 EU 회원국에 무관세로 수입된 150유로 이하 저가 상품은 23억개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며, EU의 모든 가정에 평균 2개씩 배달이 된 꼴이다. 특히 화장품, 장난감 등 위험물질로 신고된 사례가 50%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EU 장난감 업계는 중국의 업체들이 안정성에 문제가 있는 제품들을 유럽에 쏟아붓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또, 중국 업체들은 정부의 보조금을 등에 업고 EU는 물론, 미국과 아시아 경쟁 업체는 엄두를 낼 수 없을 정도로 싸게 물건을 팔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번 방안이 실제로 시행에 들어가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27개 EU 회원국이 모두 동의해야 하고, EU 이사회와 유럽의회 간 3자 협상 등 입법절차도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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