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신임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서 지명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신임 금융위원장 후보자로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53)을 내정했다.

김 후보자는 금융과 거시경제에 밝은 정책통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 후보자의 내정으로 금융당국에 세대교체 바람이 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경제정책통' 김병환, 최연소 금융위원장 후보로

김 후보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3년 행정고시 37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기획재정부에서 자금시장과장, 종합정책과장, 경제정책국장 등 핵심 보직을 두루 거쳤다.

윤 대통령 당선인 시절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파견돼 경제 관련 대선공약을 구체화하는 데 기여했으며, 초대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1971년생인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면 금융감독위원회에서 금융위원회로 개편된 이후 최연소 위원장이 된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서 정무직 인선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부동산 PF·가계부채 관리 등 산적한 과제

김 후보자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그는 인선 발표 직후 브리핑에서 "하반기 금융시장의 리스크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부동산 PF와 관련한 리스크 부분이 가장 우선적으로 관리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큰 위험에 직면해 있다.

김 후보자는 "지난 상반기에 부동산 PF 연착륙 방안이라는 걸 마련해서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그에 따라 정리해 나간다면 리스크를 하반기에는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문제도 주요 과제다.

김 후보자는 "최근에 가계 대출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지만 전체적인 가계부채의 GDP 대비 비율은 한 2년 정도 계속 떨어져 왔기 때문에 올해에도 안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도 하반기에 각별히 유념하면서 관리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2023년 12월 28일 오전 김주현 금융위원장(왼쪽 두 번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오른쪽), 강석훈 산업은행장,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왼쪽 첫 번째) 등 관계자들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응방안을 논의한 뒤 발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금융당국 세대교체 신호탄될까

김 후보자의 내정은 금융당국 전반에 '세대교체'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1971년생인 김 후보자는 현 김주현 금융위원장(1958년생)과 13세 이상 차이가 난다.

또한 1972년생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는 서울대 경제학과 동문이자 1년 선배로, 두 사람이 나란히 금융당국을 이끌게 되면 젊은 인사들이 핵심 보직에 대거 기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병환 신임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서 지명 소감을 말하기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기업 밸류업 정책 등 경제 활성화 과제도 관심

김 후보자는 기재부에서 기업 밸류업(가치제고) 프로그램 세제지원의 큰 틀을 진두지휘한 주역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향후 금융위에서 밸류업 관련 정책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역동경제 로드맵'에는 밸류업 프로그램 가속화를 위한 세제 지원 혜택이 다수 담겼다.

주주환원 확대 시 법인세 완화, 상속세 제도 개선,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추진 등이 주요 내용이다. 다만 야당에서는 이를 '부자 감세'라고 비판하고 있어 실행까지는 난관이 예상된다.

김 후보자는 "늘 시장과 소통하면서 금융시장 안정과 금융산업 발전, 금융소비자 보호, 실물경제 지원이라는 금융 정책의 목표가 조화롭고 균형되게 달성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실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