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애플이 인공지능(AI) 전략 공개로 판매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중국 이슈와 경쟁 심화 등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일(현지시각)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UBS 글로벌 리서치 분석가 데이비드 보트는 애플이 다음 달 차세대 AI 중심 아이폰을 출시할 예정이지만, 애플 인텔리전스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2025년에 새로운 판매 슈퍼사이클을 일으킬 충분한 요인은 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트는 애플이 3대 시장인 중국에서 화웨이와 같은 현지 기업에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잃고 있으며, 이것이 향후 아이폰 판매 증가를 억제하는 주된 원인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중국은 애플 총 수익 중 미국과 유럽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장으로, 지난해 애플 매출 3833억 달러 중 725억6000만 달러가 중국에서 발생했다. 미국 매출은 1626억 달러를, 유럽은 943억 달러를 기여했다.

애플의 로고 [사진=블룸버그]

화웨이의 경우 지난 2019년 미국의 고성능 스마트폰 칩에 대한 제재로 발목이 잡혔던 것도 잠시, 최근 첨단 기술을 탑재한 신제품을 연일 선보이고 있다.

애플이 매출 증대를 위해 중국 전역에서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제공해, 아이폰 출하량이 4월에는 최대 50%, 5월에는 40% 증가하는 등 수치로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보트는 화웨이의 부활이 중국에서 애플에 대한 경쟁을 심화시키고 있으며, 설상가상으로 중국 경제 여건 역시 부진해 아이폰 판매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애플이 판매 부진 돌파구 마련을 위해 지난 10일 세계개발자회의(WWDC24)에서 새롭게 발표한 애플 인텔리전스 플랫폼도 충분치 않을 수 있다는 평가다.

메시지 및 사진부터 아이폰의 계산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앱에 생성형 AI를 도입하기로 한 것인데, 이는 향후 아이폰 15 Pro 라인과 같은 강력한 프로세서에서만 지원될 예정이라 표준 아이폰 15 사용자의 경우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AI 기능을 신형 프로 모델에 한정적으로 적용하는 전략이 신제품 판매량 확대를 촉진할 수도 있지만, 중국 경쟁 업체로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돌리게 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생성형 AI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폰 제조업체는 애플 외에도 많다.

삼성은 다음 주 갤럭시 언팩 이벤트를 준비 중이며, 구글은 8월에 업데이트된 픽셀 스마트폰 라인업을 발표할 계획이다.

다만 연초부터 애플에 긍정적 전망을 꾸준히 제시 중인 웨드부시는 AI에 기댄 애플의 슈퍼사이클이 이제 시작되려 한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