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우리금융)

 

우리금융 그룹이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추진한다. 

 

비은행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외형적으로는 긍정적이나 주가와 직결된 자본 비율 영향에 따라 부정적인 요인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있다.

◇ 인수 협의 진행 중...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경쟁력 강화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 금융지주는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대주주와 비구속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인수를 협의 중인 것으로 공시했다. 

 

우리금융은 조만간 실사 등을 통해 인수가격을 산정해 본 뒤 다자보험그룹 측과 가격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그룹 내 당기순이익 비중이 95%에 달하는 은행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지난해 임종룡 회장 취임 이후 증권·보험 포트폴리오 강화를 추진해왔다.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보험사를 갖고 있지 않은 우리금융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보험사 인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왔다.

우리금융은 그 일환으로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해 우리종합금융과 합병을 진행 중에 있다. 

 

금융당국의 승인 절차를 밟아 3분기 중 합병 법인인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키고 10년 내 업계 10위 증권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롯데손해보험의 공개매각 예비입찰까지 참여했으나 본입찰을 앞두고 인수 의사를 철회했다. 생보사 인수를 통해 사업 다각화를 시도한 것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동양생명·ABL생명도 인수대상의 하나로서 M&A를 검토 중이나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으며 향후 진행상황에 따라 공시나 보도자료를 통하여 상세하게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 자산규모 50조의 긍정적 영향

우리금융은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이번 인수가 확정되면 수익성 확대의 길을 열어 전체 실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동양생명의 자산은 32조 4402억원, ABL생명 자산은 17조 4707억원으로 단순 합산 시 총 49조 9109억원이다. 두 생보사를 인수하면 우리금융그룹은 생보업계 6위에 올라서게 된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706억원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보여주고 있어 알짜매물로 평가받고 있다. 

 

ABL생명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804억원으로 상대적인 매력이 떨어지지만 투자부문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두 매물을 합병해 사업 시너지를 강화하면 밸류업에 긍정적인 발판이 될 것이다.
 

(사진= 우리금융)

 

◇ 자본 비율 하락의 우려...밸류업에도 부정적

하지만 매각 가격이 높아지면 자본 비율 하락으로 밸류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금융사의 손실흡수능력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인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하락하면 주주환원정책에도 영향을 미친다.

1분기 기준 우리금융의 CET1비율은 11.95%로 다른 금융지주들에 비해 낮은 편이다. KB금융은 13.4%, 신한금융 13.1%, 하나금융은 12.9%를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과도한 지출을 하지 않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고수해왔다. 자본비율 하락폭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실적 발표 시 우리금융이 밝힌 자금 여력은 1조8000억원으로 2조원 안팎이 관리 가능한 매입가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시중에서 언급되는 가격은 매우 오버페이라는 게 공통된 시각”이라며 “가격 협상력을 갖고 비은행 계열사 인수를 끝까지 완주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 동양·ABL생명 인수 추진의 전략적 고려 필요

우리금융의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일 중요한 기회지만 자본 비율 관리와 주가에 미칠 영향을 신중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보험사 인수로 위험가중자산(RWA)이 증가하면 CET1비율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 우리금융은 수익성 증대와 적극적인 RWA 관리를 통해 자본비율을 12% 초과 수준으로 유지하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인수가 성사돼도 적극적인 사업 확장은 전략과 상충되는 부분이 발생할 수 있다.

하나증권은 우리금융지주가 추진 중인 동양생명·ABL생명 ‘패키지 인수’와 관련해 인수 희망 가격이 시장 예상보다 낮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인수 가격이 관건이겠지만 동양생명·ABL생명 인수시 외형과 그룹 순익 확대 효과는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23년 말 기준 합산 총자산 50조3000억원, 총자본 4조1000억원, 순이익 3762억원으로 합산 지급여력비율(K-ICS)도 나름 양호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금융의 자본 비율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우리금융은 자본비율을 고려한 출자여력 자체가 높지 않고 M&A시 오버페이는 없다는 점을 밝혀온 만큼 인수희망가격은 시장 예상보다 낮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