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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탁=김동진 기자] 의료산업과 정보통신기술(ICT) 결합이 활발해지면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의료 영역을 ICT와 융합한 맞춤형 의료·건강관리 산업을 말한다.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정보통신기술, 빅데이터, 모바일 디바이스 등의 첨단 기술을 활용해 치료와 예방, 관리 등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의료 전문가들은 의료 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면 이뤄질수록 디지털 헬스케어도 더욱 다양하게 확장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매출규모는 2021년 기준 1조8227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은 폭발적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규모는 연평균 29.5%의 성장을 거듭해 오는 2026년에는 6394억달러(약 886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같은 흐름에 힘입어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은 투자 혹한기에도 불구하고 벤처캐피탈로부터 꾸준한 투자와 관심를 받고 있다. 특히 이번 6월 한달 동안 크고 작은 투자소식이 쏟아졌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디지털 치료제 스타트업 ‘웰트(대표 강성지)’는 지난 26일 인비저닝 파트너스와 산업은행, IMM인베스트먼트, 신한벤처투자, 한독으로부터 14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유치를 했다. 이로써 웰트의 누적투자유치액은 280억원을 기록했다.  

웰트는 2016년 삼성전자에 스핀오프한 바이오헬스 스타트업으로, 국내 디지털 치료제 분야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업체 중 하나다. 특히 지난해 4월 식약처 허가를 받은 웰트의 불면증 디지털치료제 ‘슬립큐’는 지난 12일부터 국내 첫 처방이 시작됐다. 이 회사는 한독과 손잡고 본격적인 사업화에 돌입했다. 한독은 지난 시리즈B에 이어 이번 시리즈C 투자에도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했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차지은 인비저닝파트너스 파트너는 “보조적인 형태의 건강관리 도구를 넘어 궁극적인 치료에 기여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는 추세”라며 “웰트는 임상적 근거를 확보한 디지털치료제를 보급함으로써 인지행동치료의 접근성을 높이고, 약물 부작용, 치료 포기나 실패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낮추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투자배경을 밝혔다. 

웰트는 이번 투자유치를 바탕으로 글로벌 진출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올해부터 독일을 시작으로 유럽 진출을 계획하고 있으며, 독일 주요 의과대학과 연구협약을 맺고 현지 임상을 준비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소재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엔도헬스(Endo Health, 대표 윤희상)’는 지난 25일 미국 벤처캐피탈(VC)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 유명 엔젤투자자이자 23앤드미 대표인 앤 워치츠키로부터 13억원 규모의 시드투자를 받았다. 

지난 1월 설립된 엔도헬스는 당뇨병 환자 및 당뇨 전 단계의 만성질환 환자들을 위해 AI 기반 개인 맞춤형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연속혈당측정기(CGM)를 활용해 환자의 실시간 혈당 및 활동 데이터를 수집하고 만성질환 관리에 도움을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연세대 의대 출신인 윤희상 엔도헬스 대표는 “유병률 10%에 달하는 당뇨병을 시작으로 만성 질환 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꾸고자 한다”며 “인류의 평균 수명을 1년 늘리는 제품을 만든다는 비전을 이뤄내는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수교육 및 재활을 위한 증강현실(AR) 게임 개발사인 ‘잼잼테라퓨틱스(대표 김정은)’도 같은날 한국투자엑셀러레이터와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DHP), 한국사회투자 등으로부터 5억원 규모의 시드투자를 받았다.

2023년 11월 세워진 잼잼테라퓨틱스는 발달지체 아동을 대상으로 게이미피케이션과 머신러닝 기반의 모션 인식 기술을 활용한 AR 재활치료 게임 ‘잼잼400’을 지난달 출시했다. 잼잼400은 장애아들이 별도 장비 없이 집에서도 재밌게 재활운동을 할 수 있게 설계됐다.

잼잼테라퓨틱스는 이번 투자금을 바탕으로 AI 모델 개선, 다양한 재활운동 콘텐츠 개발, 신규 사용자 모집, 글로벌 인지도 제고 등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지난 24일에는 의료기기 스타트업 ‘메디띵스(대표 김아람·김세환)’가 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 메디띵스는 근적외선과 AI 알고리즘으로 실시간 방광내 소변량을 모니터링하는 웨어러블 기기(메디라이트)를 개발하는 업체다. 메디라이트는 하복부에 손바닥 절반 정도 크기의 패치를 붙이고 있으면 본인이나 가족 혹은 담당 의료인이나 간병인이 스마트폰 앱을 통해 환자의 방광내 소변량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