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헬리콥터 추락사고로 숨진 에브라힘 라이시 전 대통령의 후임자를 뽑는 이란 대통령 보궐선거가 28일(현지시간) 치러진다.

선거 결과가 이슬람 정책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겠지만 35년간 권좌에 있는 85세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의 후계 선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선거 당국에 따르면 이날 대선 투표는 오전 8시(한국시간 오후 1시 30분)부터 오후 6시(밤 11시 30분)까지 약 5만 8640개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유권자 수는 약 6100만 명이며, 개표 결과는 이틀 뒤 확정된다.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는 경제난과 정치·사회적 자유 억압에 대한 대중의 불만이 고조돼 정통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최대한 투표에 참여할 것을 요구했다. 투표율은 지난 4년간 젊은 유권자들의 기권으로 곤두박질쳤다. 라이시 대통령 집권으로 이어진 2021년 선거에서 투표율은 48%에 그쳤고 3개월 전 의회 선거 투표율은 사상 최저인 41%를 기록했다.

1차 투표에서 절반을 넘는 후보가 없으면 득표율이 가장 높은 두 후보 간의 결선 투표가 투표 결과 발표 후 첫 번째 금요일에 치러진다.

후보 4명 중 3명은 강경파이고 한 명은 잘 알려지지 않은 중도적 인물이다. 하메네이와 가까운 6명의 성직자와 6명의 법률가로 구성된 이란 헌법수호위원회가 처음 80명의 후보 중 6명을 추렸고 2명의 강경파 후보가 다시 탈락해 4명의 후보만 남았다.

유력 후보는 혁명수비대 사령관을 지낸 강경파 모하메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과 4년간 이란 핵 협상을 이끌고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의 측근으로 알려진 사이드 잘릴리 전 외무차관이다. 유일한 중도 개혁 후보인 마수드 페제시키안은 신정 통치를 인정하면서도 서방과의 화해, 경제 개혁, 사회적 자유주의 및 정치적 다원주의를 신봉해 젊은 층과 여성 유권자의 지지를 받고 있다. 네 후보 모두 부패 방지와 서방 제재로 얼룩진 경제 회복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바게르 갈리바프 후보가 26일 테헤란에서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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