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대선을 앞두고 27일(현지시간) 진행된 첫번째 TV 토론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악몽'이 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저녁 CNN 방송 주관으로 열린 TV 토론에서 90분간 이민·경제·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주제를 놓고 맞섰다. 박빙의 지지율 경쟁을 보이는 상황에서 열리는 TV 토론이란 점에서 양측의 불꽃 공방을 벌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TV 토론 내내 쉰 목소리로 힘겹게 토론을 이어가는 쇠약한 모습을 드러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방적인 주장을 쏟아내도 이에 제대로 반격을 하지 못했다.

그는 특히 토론 초반부에 힘 없는 목소리로 말을 수차례 더듬거나 적당한 단어를 생각해내지 못해 자신의 발언을 제대로 끝맺지 못하는 모습까지 연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밤 조지아주 애틀랜타 CNN방송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미국 대통령 선거 후보 TV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CNN 방송은 토론 생중계를 마친 뒤 후속 프로그램을 내보내면서 민주당과 지지층의 충격과 실망감을 그대로 전달했다. 

방송은 "민주당이 패닉에 빠졌다"고 전했다. CNN 방송은 민주당의 관계자들이 토론을 지켜본 뒤 "문제가 생겼다"거나 "잘한 대목이 없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4년전 대선 당시 폭스 뉴스 앵커로 두 사람의 대선 토론을 진행한 뒤 CNN 방송으로 옮긴 저명한 앵커 크리스 월러스는 "민주당으로선 바이든의 토론을 지켜보는 것이 그야말로 고통의 순간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TV 토론을 실시간 중계했던 워싱턴포스트(WP) 기자들도 "그렇게 많은 준비를 했다는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은 오늘 토론 진행을 두고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면서 "그는 자신의 주장을 온전히 전달하는 것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혹평을 쏟아냈다. 

WP는 이와 대조적으로 "트럼프와 그 참모들은 오늘 대선 토론이 끝난 뒤 행복해 할 것"이라며 상반된 분위기를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흔들리는 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은 토론 내내 잘못된 정보와 거짓 주장을 다수 늘어놓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시장 분석전문가 칼 샤모타는 로이터 통신에 "바이든이 재앙같은 토론을 하는 바람에 트럼프의 승리 확률을 급격히 올렸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