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스리랑카가 중국 등 주요 채권국과 채무 재조정에 합의하며 국가부도 위기에서 한숨 돌리게 됐다.

27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라닐 위크레메싱게 스리랑카 대통령은 전날 오후 대국민 TV 연설을 통해 "채권자위원회(OCC), 중국수출입은행과 각각 채무 재조정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고 밝혔다.

위크레메싱게 대통령은 "채권국과의 모든 양자 채무는 2028년까지 유예된다"며 "스리랑카는 2043년까지 차관을 상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OCC는 스리랑카의 주요 채권국으로 구성됐다. 일본, 인도, 미국, 캐나다, 프랑스 등 17개국이 포함된 OCC가 스리랑카에 빌려준 자금은 총 58억 달러(약 8조원)며, 중국수출입은행이 받아야 할 채무 규모는 42억 달러에 달한다.

한편 스리랑카는 코로나19 팬데믹, 경제정책 실패 등으로 급격한 인플레이션과 통화 약세를 겪었다. 결국 외환 부족으로 2022년 4월 디폴트를 선언했다. 전례 없는 경제 위기로 인해 고타바야 라자팍사 당시 대통령이 사임하기도 했다.

스리랑카는 지난해 IMF로부터 29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하면서 에너지 보조금 폐지·세금 확대 등 대규모 재정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이에 힘입어 작년 하반기부터 경제가 조금씩 반등했고,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했다.

2022년 4월 스리랑카가 디폴트를 선언한 뒤 시민들이 수도 콜롬보 소재 대통령 관저를 점령하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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