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과 필리핀의 남중국해에서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마하티르 빈 모하맛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중국과 필리핀이 실제 전쟁으로 치닫으면,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일이 필리핀에 발생하게 되고, 미국이 이 과정에서 돈방석에 앉게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중국 관영 환구시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환구시보가 27일 전했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아세안 국가들끼리 갈등을 빚을 수 있지만, 협상과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필리핀과 미국이 중국에 맞서 싸우거나 도발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며 "특히 남중국해 당사국이 아닌 국가들의 선동을 경계해야 한다고 필리핀에 충고하고 싶다"고 발언했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또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경우처럼, 미국은 국가간 대립을 조장하고 전쟁을 촉발시키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며 "전쟁이 발발하면 미국은 거대한 무기상이 되어 대량의 무기를 판매하게 된다"고 견해를 피력했다. 이어 "2022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것도 일종의 도발이며, 이 때 이후로 대만은 미국으로부터 대규모 무기 구매를 지속했다"며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미국은 막대한 이익을 챙긴 셈"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필리핀은 중국에 대항해 전쟁할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전쟁을 원치 않을 것이고, 중국 역시 경제성장을 원하고 있는 만큼 대규모 국력이 소모되는 전쟁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테이블에 둘러 앉아 협상을 통해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그는 "아세안 국가들은 중국과 미국 모두에 반대하고 싶지 않고, 중립적인 태도를 견지해 양국 모두와 친구가 되길 원한다"며 "중국 시장 뿐만 아니라 미국 시장도 중요한 만큼, 아세안은 타국과의 어떤 충돌도 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은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 강력한 강국임을 인정해야 하고, 결국 아세안은 중국과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함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99세인 마하티르 전 총리는 1981년부터 2003년까지 말레이시아 총리를 지냈으며, 2018년에 재집권에 성공해 2020년까지 총리를 역임했다.

마하티르 빈 모하맛 전 말레이시아 총리 [사진=환구시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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