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성추문 입막음 돈' 사건 유죄 평결이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위한 후원금이 쇄도하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 자금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바이든 대통령이 누렸던 자금력 우위가 사라지면서, 향후 대선 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현지시간) 트럼프 선거대책 본부와 공화당 전국위원회는 5월 말 기준 총 1억7100만 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선관위에 보고했다.

이는 바이든 캠프와 민주당 전국위가 선관위에 보고한 5월 말 기준 현금 보유액 1억5700만 달러를 넘어선 것이라고 WP는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오른쪽).[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5.21 mj72284@newspim.com

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후원금이 지난 달 30일 유죄 평결을 계기로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 캠프측은 유죄 평결 이후 24시간만에 온라인으로만 5300만 달러가 모금했다고 주장했다. 

CNN 방송도 트럼프 선거 캠프와 공화당 전국위 등은 지난 달 1억4천100만 달러를 모금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같은 기간 바이든 대통령 측과 민주당이 모금한 8500만 달러를 크게 넘어선 것이다.

이로써 월간 정치 후원금 모금도 트럼프 선거 캠프가 바이든 대통령측에 2개월 연속 우위를 보이며 상승세를 나타냈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WP는 바이든 선거 캠프와 민주당이 한때 누렸던 큰 폭의 선거자금 우위가 이제는 거의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선거자금 모금 결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더 큰 득표 작전을 펼치고, (경합주에서) TV 광고를 더 많이 계획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 캠프와 민주당은 지난 3월까지만해도 선거 자금 규모 면에서 트럼프측을 압도했다. 

더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후원금 중 상당 규모를 자신의 각종 재판을 위한 법률 비용으로 지출해야했다. 이때문에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은 당시 트럼프의 최대 약점은 자금난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4월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로 지위를 확고히 굳히면서 한동안 그에 대한 지원을 꺼렸던 보수층의 '큰 손'들이 고액 기부에 나서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성추문 입막음 돈 유죄 평결에 자극 받은 지지층이 선거 자금 모금에 적극 나서면서 자금력 열세를 단숨에 뒤집게 됐다.   

'성추문 입막음 돈' 유죄 평결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무시못할 사법 리스크이지만, 적어도 선거 자금 면에선 '전화위복'의 기회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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