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달러 대비 엔 환율이 금년 1월 140엔에서 현재 158엔까지 오르며 엔화가 지속적으로 평가절하 되고 있다. 4월 말에는 장중 160엔을 돌파하기도 했다. BOJ가 3월 통화정책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폐지하고, 일본 통화당국이 주기적으로 환시 개입에 나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엔화 약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투기적인 엔화 선물 순매도 포지션이 4월부터 큰 폭으로 늘어났으며, 엔화 실질 실효환율도 통계 발표 이후 역대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만 하더라도 BOJ 우에다 총재는 엔화 약세가 기조적인 물가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엔저를 용인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으나, 5월 이후에는 과거에 비해 환율 변동이 물가에 영향을 미치기 용이해졌다. 급속하고 일방적인 엔저는 일본 경제에 부정적이며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하며 엔저에 대한 스탠스가 변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일본 소비자물가는 4월 전년비 2.5%로 지난 해(연간 3.3%)보다 다소 둔화되었지만, 에너지관련 부과금 인상 및 보조금 지급 중단, 엔화 약세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 등을 감안할 때 하반기에도 완만한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춘투 임금 협상을 통한 평균 임금 인상률이 5%대에 이르는 만큼 인건비 상승이 노동집약적인 서비스물가에 반영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전규연 연구원은 "물가 회복 흐름과 엔화 평가절하에 대한 부담, 그리고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 지연을 감안 시 BOJ도 정책적 대응의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6월 통화정책회의에서 BOJ는 장기국채 매입 감축을 결정했지만 구체적인 규모와 페이스는 시장 참가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7월 회의에서 향후 1~2년의 계획을 공표하기로 했다.

 

전규연 연구원은 "이에 금리 인상과 테이퍼링을 동시에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구심이 상존하고 있지만, 우에다 총재가 두 정책 결정이 별개라고 언급하며 7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한 만큼 7월에 금리 인상과 테이퍼링이 동시에 발표된다면 달러-엔 환율이 소폭이나마 안정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7월 이후 BOJ의 연속적 금리 인상 유인이 크지 않아 통화 긴축 기대감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구조적인 엔화 약세 요인도 상존해 달러-엔 환율이 크게 내려오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출처=하나증권)

일본 경상수지가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무역수지는 적자다. 경상수지 흑자를 이끄는 부문은 직접투자나 증권투자 등 해외투자를 통해 얻어지는 소득수지인데, 이는 해외로 재투자되는 비중이 높아 현금흐름 관점에서는 자금 유입이 제한적이란 진단이다.

 

또한 일본 정부가 2024년부터 소액투자 비과세 제도를 도입하면서 개인들의 해외투자 규모도 늘어났다. 

 

전 연구원은 "미일 금리차 축소 감안 시 달러-엔 환율은 점진적으로 하락하겠지만 구조적 약세 요인과 BOJ의 제한적인 통화긴축 여력을 감안할 때 환율은 연말까지 150엔 근방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