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서울 집값이 완연한 회복 곡선을 그리면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무주택자가 연중 최대치로 늘어났다.

서울 아파트값이 두 달 넘게 상승세를 기록한 데다 급매물 소진으로 매도호가가 높아지면서 더 늦기 전에 주택을 매입하려는 수요가 늘어났다.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정부의 저금리 대출지원도 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주택 매수세가 서울에 집중되면서 지역간 양극화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생애 첫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주택 등) 매수자는 지난 19일 기준 4만6103건으로 집계돼 연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2월 이후 3개월 연속 증가세다.

생애 첫 집합건물 매수자는 지난 1월 3만6457건에서 2월 3만4027건으로 줄었으나 3월 3만9735건으로 반등했고 4월에는 4만4848건, 5월 4만6000건대로 올라섰다. 5월 거래량은 2021년 12월(4만9475건) 이후 2년 5개월 만에 가장 많은 거래량이다.

신생아 특례 대출 시행 등으로 생애 첫 집합건물 매수자가 연중 최대치로 증가했다. 서울 여의도 63 스퀘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사진=뉴스핌DB]

연령별 거래건수는 30대(30~39세)가 1만9249건으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어 40대(40~49세) 1만1218건, 50대(50~59세) 6447건, 60대(60~69세) 3275건, 70대 이상 977건 순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금융 지원, 주담대 금리 인하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2년 내 아이를 낳거나 입양한 무주택 가구를 대상으로 9억원 이하 주택 마련 자금을 최대 5억원까지 최저 연 1.6% 저금리로 빌려주는 신생아 특례 대출이 시행된 게 매수심리 개선에 영향을 줬다. 대출금리가 시장가보다 낮아 집값이 하락하지 않으면 큰 손해가 아니라는 심리가 작용한 셈이다. 지난 1월 말 출시돼 4월 말까지 석달간 2만 986건(5조1843억원)이 접수됐다.

주담대 금리가 하락하면서 대출이자 부담이 낮아졌다. 대출금리가 더 높아지지 않고 하향 안정화할 것이란 전망도 매수심리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지난 4월 은행권의 주담대 평균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3.93%로 2022년 5월(3.90%) 이후 가장 낮다. 지난해 10월 4.56%까지 올랐던 주담대 금리는 6개월 만에 0.63%p(포인트) 하락했다.

주택시장의 반등 기대감도 추격매수를 부추기는 이유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셋째주(17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값은 13주 연속 상승했다. 상승 폭뿐 아니라 신고가 단지가 늘어 시세가 더 오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다만 서울만 강세를 보이는 지역별 양극화가 뚜렷하다. 서울은 4426건으로 전달(3524건) 대비 25.6% 증가했다. 5대 광역시 중 생애 첫 집합건물 매수자는 대구광역시만 저가 매수세 영향으로 2071건에서 2348건으로 증가했을 뿐 부산광역시가 보합(1717건 →1724건)을 광주, 대전, 울산광역시는 거래량이 감소했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주담대 금리 안정화와 분양가 상승, 신규공급 감소 등으로 주택시장에서 내 집을 마련하는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며 "전셋값 불안도 이어지고 있어 대기 수요가 많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거래가 늘어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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