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영국의 중앙은행 잉글랜드은행(BOE)이 20일(현지시간) 금융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 동결을 찬성한 일부 위원들이 인하도 고민했다고 밝혀 조만간 BOE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도 커졌다. 

BOE는 이날 통화정책위원회(MP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6년 만에 최고치인 5.25%로 유지했다. BOE는 지난 2021년 12월부터 14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다가 지난해 9월 인상을 멈추고, 이달까지 7회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영란은행.[사진=로이터 뉴스핌] 2023.11.02 mj72284@newspim.com

이날 공개한 성명에서 BOE는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의 물가 안정 목표에 도달했으며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과 임금 상승률 지표도 완화했다"고 밝혔다.

이어 성명은 "인플레이션을 지속 가능한 2% 목표로 되돌리기 위해 통화 정책이 충분히 오랫동안 제한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지난 성명의 문구도 되풀이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문구가 이번 성명에서 빠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번 회의에서도 그대로 유지됐다.

BOE의 앤드루 베일리 총재는 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최근 영국의 인플레이션이 물가 안정 목표인 2%를 회복한 것은 좋은 소식이지만, 인플레이션이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확신히 필요하기 때문에 금리를 동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결정은 위원 7명의 찬성과 2명의 반대로 이뤄졌으며 경제 전문가 전망과 일치했다. 동결을 반대한 위원들은 금리 인하에 표를 던졌다. 다만 일부 위원들은 이번 동결 결정이 "미세하게 균형을 이뤘다"고 밝혀 더 많은 위원들이 다음 회의에서 금리 인하쪽으로 돌아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발표된 영국의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로 BOE의 목표로 안착함에 따라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도 커졌으나 이날 영란은행은 당분간 물가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19일 영국통계청(ONS)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2% 상승해 2021년 7월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4월 2.3%에서 둔화한 것으로 시장 전망에는 부합한 결과다. 

이로써 영국의 헤드라인 CPI 상승률은 지난 2022년 10월 기록했던 11.1%에서 크게 내려왔다. 5월 기준으로 유로존(2.6%)이나 미국(3.3%)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다만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5.7%로 여전히 높아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금융 시장은 BOE가 9월 회의에서 첫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88%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이날 회의 전의 74%에서 높아진 것이다.

이날 앞서 스위스중앙은행은 3월에 이어 두 번째 금리 인하를 단행했으며, 스웨덴 중앙은행, 유럽중앙은행(ECB)도 각각 5월과 6월 수년 만에 첫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스위스의 금리 인하와 영국의 동결 결정에 이날 미 달러화 대비 파운드와 스위스 프랑의 가치는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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