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중국이 4년간 중단된 인도와의 직항 여객기 운항 재개를 촉구하고 있지만 국경 지역 분쟁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인도가 중국측 요구에 응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가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20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와 항공사는 지난 1년여 간 인도 민간 항공 당국에 여러 차례에 걸쳐 직항 노선 재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이 양국 간 직항 노선 재개를 '큰 문제'로 간주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지난주 성명을 통해 "인도 측이 직항 항공 노선의 조기 재개를 위해 중국과 같은 방향으로 협력하기를 희망한다"며 "항공편 재개는 양국의 이익에 부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 최대 항공사인 인디고 항공의 피터 엘버스 최고 경영자(CEO)는 "중국 항공사들이 직항 노선 재개를 위해 인도 정부와 논의하고 있다"며 "인도 항공사들 또한 정부와 논의 중"이라고 로이터에 알렸다.

그러나 인도와 중국 양국 상황에 정통한 한 인도 고위 관료는 "국경에 평화와 안정이 없다면 나머지 관계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인도의 또 다른 항공사 에어인디아의 캠벨 윌슨 CEO는 "인도-중국 직항 노선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는 시장이지만 현재로서는 '우리 수준을 넘어서는'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 외교부와 민간 항공부는 관련 논평을 거부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인도와 중국 관계는 2020년 6월부터 악화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된 지 1년여가 지났던 당시, 북부 국경 지역인 라다크 갈완 계곡에서 중국 군대와 충돌하여 20명의 인도 군인이 사망한 것이 발단이 됐다.

충돌 이후 인도는 중국 기업의 인도 투자에 제약을 뒀고, 인기 어플리케이션 수백 개를 금지했으며, 직항 여객기 운항을 중단했다. 현재 화물기만 운항 중이다.

한편 글로벌 항공 분석 전문 업체 시리움(Cirium)에 따르면 양국간 직항 항공편은 2019년 12월 538편(중국 371편, 인도 168편)으로 정점을 찍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발하면서 운항이 중단됐다.

인도가 2020년 말 국제 항공 노선에 대한 코로나19 제한을 해제하고 중국 또한 2023년 초 모든 코로나19 제한 조치를 해제했음에도 일부 코로나19 송환 항공편을 제외한 일반 여객기 직항 노선 운항은 재개되지 않았다.  

[사진=바이두(百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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