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이 당이 주인도 없고, 역사도 없고, 뿌리도 없으면 누가 와서 이 당을 이용만 하고 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는 7·23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진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나 의원은 이날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한동훈 전 위원장의 총선 패배 책임론에 대해 묻자 "정치도의상, 염치상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하신다"라며 "그러한 점도 당연히 지적받고 비판 받을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저출생대응특별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06.14 leehs@newspim.com

나 의원은 "출마는 자유라고 생각하는데, 평가는 알아서들 하시지 않겠나 생각한다"라며 "저는 책임론보다 미래에 대한 걱정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나 의원은 "당이 이용되고 버려지고, 당원들이 이용되고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당이 존중을 받아야 보수의 뿌리가 튼튼해지고 그래야만 건강하고 강한 당이 되는 것"이라며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정당이 더 뿌리와 역사가 깊고, 우리의 가치를 위해 싸우고 고생하신 분들이 존중받는 정당을 만들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나 의원은 본인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선 "마지막 고심 중"이라고 답했다.

그는 "제가 원내에 있다 보니까 6선 의원들부터 차례차례 만나 당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라며 "지금 4선 의원들까지 의견을 못 들어봤기 때문에, 당내 의견을 더 수렴하겠다"라고 부연했다.

국회 상황에 대해선 "우리가 108석이라는 이유만으로 지금 국회를 민주당이 완전히 장악했다"라며 "3년 후에 있을 대통령 선거를 잃어버리면 남은 1년 동안 무지막지한 법들을 마구 통과시킬 것이다. 그러면 정말 끔찍한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어떻게든 우리가 이기는 정당으로 체제를 바꾸고, 지방선거와 대선을 이길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결코 독불장군, 당대표, 또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차별해야 내가 대권을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당대표가 돼서는 우리 당과 대한민국에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기류에 대해서는 "국민의힘 지지층 여론조사와 당원 투표의 결과는 같지 않다. 당원들은 조금 더 정치의 고관여층이고 당의 미래에 대해서 진정하게 고민을 할 것이고, 다른 판단들을 하시지 않을까"라고 반박했다.

친윤계 지원설엔 "제 방에 친윤 의원들이 떼거지로 와서 그런 적은 없었고, 사실 당내에 친윤 의원들이라고 말하는 대표적인 분이 이철규 의원 아닐까"라며 "저는 사실 누구에 업혀가거나 그런 적이 없었고 또 어느 계파에 줄 서서 이득 본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나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전당대회 출마에 대해 "출마 예상을 미리 하지는 못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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