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사옥. (사진=KDB생명)

 

산업은행이 KDB생명에 3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지난 18일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KCV)에 2990억원을 출자한다고 공시했다.

KCV는 2010년 금호그룹 구조조정 당시 KDB생명을 인수하기 위해 산은과 칸서스자산운용이 공동으로 설립한 사모펀드(PEF)다. 산업은행은 이 PEF의 지분 70%를 갖고 있다.

산은은 이번 출자로 KDB생명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로써 산은이 KDB생명에 쏟아부은 돈은 1조5000억원에 달하게 됐다.

KDB생명은 앞서 지난 4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3150억원을 모집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산은이 이번에 출자하는 자금 2990억원 중 990억원은 채무 상환에, 216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산은이 이번 증자를 통해 KDB생명의 재무 건전성을 높이고 매각 가치를 높여 재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한다.

KDB생명은 2010년 금호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산은이 인수한 이후 2014년부터 매각을 추진해왔지만, 여섯 차례나 실패했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최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KDB생명을 "아픈 손가락 중 정말 아픈 손가락"이라고 표현하며 "매각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원매자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산은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자회사 편입이나 재매각 관련해서 결정된 것은 아직은 아무것도 없다"며 "이번 증자는 KDB생명의 후순위채 조기 상환 및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진행되는 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25년 2월에 사모펀드 만기가 도래하는 만큼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